어제밤 위스키 한잔이 계속해서 위스키를 따르게 만든다.
락 성님께서는 청량감이 있는 J&B Jet을 추천하시는데...
스모키한 녀석이 갑자기 마시고 싶어져서 다시 J&B Jet은 패쓰다.
위스키, 꼬냑의 전용잔들은 대게 튤립 모양이다.
와인잔들도 보면 길게 뻗은 스파클링 와인잔들을 제외하곤 거진 위로 좁아지는 튤립 모양이다.
와인은 실상 마실일이 별로 없다 보니 와인잔은 사 놓아봤자 쓸 일이 별로 없다.
사실 혼자마시기엔 많고, 같이 마실 사람은 없다보니 자주 마시지 못한다.
혼자 마셔도 상관은 없는데 보관이 용이하지 않다고 할까?
그러니 거의 증류주들을 위주로 마신다.
그게 성향에도 맞기도 하지만 말이다...
작년 말쯤에 사 놓았던 슈피겔라우의 잔을 꺼냈다.
꺼냈다는 표현 보다는 장롱 어디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녀석이 불쌍해서 한번 사용해 주기로 했다는게 좋겠다.
그릇들을 치우고 보모어 12를 발견했다.
이녀석으로 하자.
아이라의 스모키한 느낌이 좋지.
(아쉽게도 현재 아드벡은 없다.ㅡㅜ)
와인이 아니라도 상관없는 듯 아름다운 빛깔을 내어준다.
적당히 스월링을 하여 잠들어 있던 향을 깨우자.
기다림이 즐거워진다.
오랜만에 마시는 보모어 12가 어떤 감동을 내게 줄지.
낮술 이라고 해 봐야 별다를거 없다.
난 취하게 마시지도 않거니와 적당한 한두잔 정도랄까?
하루를 기분좋게 살아가는거다.
요즘 꽤나 지쳤는지 방바닥에 누웠더니 착 붙는 느낌이다.
장기하의 노랫말처럼 방바닥이 나인지 내가 방바닥인지...장자몽을?응?
하늘이 푸르다.
바람이 적당히 선선하다.
아직 그때의 감동이 가시지 않는다.
집에가서는 또 한잔 마셔야하지 싶다.
지금은 간만에 들린 카페에서 핸드 드립을 두잔째 마시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