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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이었다.
난 거리를 지나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눈을 떼지 못할 풍경에 얼어버렸다.
고정된 시선에 쿵쾅대는 심장에 혹여나 눈을 마주칠까 재빨리 고개를 돌려 버렸다.
쿵.쾅.쿵.쾅.쿵.쾅.쿵.쾅
거대한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다.
쉴새 없이 펌핑되는 피에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다.
흑단과 같이 흐르는 긴 머리.
흑요석과 같이 반짝이는 별과 같은 두 눈.
손가락에는 파스텔톤이 희미하게 번져 있다.
약간 조이는 듯 입은 교복은 몸을 돋보이게 한다.
짧지 않은 치마는 다정함을 보이게 한다.

그리움은 여러가지 감정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그 그리움이란 것은 내 삶에서 많은 것들을 투영해 보게 만든다.
단지 조금 닮은 것 만으로도 가슴이 띈다.
혹은 닮지 않은 것에서 그 닮은 것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한다.
내 가슴이 뛰기 위해서.

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간절했을까?
오늘 우연히 마주쳤다.
몇일 전의 소녀를.
17층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와 1층에서 내리려 하는 순간.
서로가 마주쳤고, 어떤 의미에서 서로가 놀랐다.
오늘 내가 일한 보상은 이걸로 만족한다.
난 또 우연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단지 닮았다는 화상에 나의 뇌는 여러가지 상상의 피조물들을 만들어 내며.
엘리베이터를 내리고서 한참 후에야 뒤를 다시 돌아봤지만.
그리움은 내 가슴 속에서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이기적으로 살려고 했는데.
어차피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감정 또한 이기적일 수 있는 것이고.
지금의 나에게는 즐거움이라는 감정으로 다가서기에 충분히 이기적이니까.

난 오늘 니가 사무치게 그립다.
짙은 구름에도 어두운 밤하늘에 나에게 밝게 비추이던 별.
너를 나는 지금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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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난 그녀에게 어떤 강한 끌림을 느끼는 듯 했다.

한참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보브컷.
입까지 가린채 감겨 있는 목돌이.
하얀색 아이팟을 꼽고서 커다란 숄더백을 걸쳤다.
조금 스키니해 보이는 진을 입고서.
빨간색 나이키 에어포스 신발을 신었다.

또렷한 눈매에 끌렸을까?
다부진 입매에 끌렸을까?
쿨한 느낌이 보이쉬한 느낌.
아마도 한주먹 할 것 같아 보이고,
몸매가 전체적으로 탄탄할 것 같다.

사실 이런 외관적 사실들 보다.
왠지 모를 거리에서의 끌림에 더 관심이 간다.
어제도 만났으며 오늘도 만났다.
9시가 조금 지난 신동아 시장 버스 정류장에서 그녀를 만난다.
다소 쉬크해 보이는 눈빛이 마음에 들어서일지도 모른다.
나도 쉬크하니까.
눈은 영혼의 슬픔이 비취는 창이리.
아마도 요즘은 눈에 많이 끌리는 모양이다.
맑고 투명한 눈동자.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슬픔을 보면서 동질감을 느낄지도.
알 수 없기에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환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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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을 출퇴근을 하다보면 항상 지나치는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이 이야기는 그 거리의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연구실을 가는 길에 이동형 점포가 하나 있다.
항상 그 장소에 그 시간이면 그 사람이 있다.
여름이거나 혹은 겨울이거나 와플과 호떡을 파는거 같다.
여름이면 딱히 장사가 안되어 다른걸 하는게 좋을법도 싶은데 항상 같은걸 파는거 같다.
아직 내가 이 거리를 지나기 시작한 것은 올 8월 부터 지금 11월 말일여 까지이니 정확하진 않다.
하지만 여름과 겨울에 걸쳐 있다는 것에 있어서 항상 이라는 것도 틀리지 않은 표현인거 같다.
작은 호떡과 와플을 파는 이 점포에는 한 여자분이 팔고 계신다.
옆에 보이는 분은 남편 분인거 같은데 다른 일이 끝나면 와서 물건을 옮기거나 해서 도와 주시는거 같다.
난 사람과 사람이 만날때는 서로가 어떻게 느끼길 원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그래서 난 먼저 인사를 하는걸 좋아하는 편이다.
와플을 하나 들고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감사합니다 라고 줄곧 말하곤 한다.
이 여자분께서는 파란색이 약간 들어간 안경 너머로 크진 않지만 빙그레 웃어 주신다.
왠지 기분이 좋다.
절대적이진 않지만 서로의 마음이 통한다는 그런 느낌일까?
그저 빙그레 웃어 주시는 그 모습이 좋은거 같다.
또, 하루는 여느때와 같이 와플을 하나 달라며 오백원짜리 동전을 하나 꺼내 들고는 반갑게 받아든다.
인사를 하며 들고 가려니 말없이 빙그레 웃어 주신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느낌이다.
그저 단지 판매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아닌 좀 더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다.
와플의 모양도 하트 모양이라 왠지 기분이 더 좋은걸까?
어느날이었다.
우연스레 와플은 사지 않으며 지나칠 때 이 여자분과 남편되시는 것 같은 분이 대화를 하는 것을 보았다.
정확한 표현으로 들었다는 것 보다 보았다는 것이 맞고, 그 의미는 알아듣지 못했다는게 옳다.
수화였다.
아...그래서 언제나 말이 없어셨구나.
매번 와플을 사 먹으러 오는 손님 같은 경우는 얼굴도 기억할만하고, 한마디 말도 붙여볼만한데...
그저 빙그레 웃어 주시던 것은 그런 것이었구나.
미소다.
그래 그 미소라는 것은 어떤 달콤한 언어 보다 어떤 섬세한 문학 표현 보다 더 가슴에 아렷한 것이다.
감정적으로 느낄 수 있으며, 말로 표현을 하자면 어떤 금과 옥같은 것을 주워도 족하지 않을.

난 평소 장애인에 대해 편견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도 나와 같고 우리와 같고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 속에서 그들이 일반인(사지가 일단 멀쩡한 사람) 보다 못하달까?
그런 우습지도 않은 생각을 가진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장애를 영어로는 handicap 이라고 표기한다.
그건 누군가의 우위를 평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불리함을 말하는 것이다.
당신은 피아노를 연주할 줄 아는가?
당신은 그림을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가?
할 수 없다면 그건 당신의 handicap 이다.
그런 명제에 대한 handicap 인 것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설 수 있는 꾸준함이 있으며, 웃음을 잃지 않는 꿋꿋함이 있는 것 같다.
난 당신을 존경합니다.
그저 스쳐 지나는 인생에 단 한번도 대화하지 못할 인연이라 할 지라도.
그저 오백원을 건네며 감사합니다 라는 말 밖에 못할지라도.
그것을 당신께서 듣지 못하실 지라도 웃어 주시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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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운명적 만남이란 있을까? 한순간에 사랑에 빠져버릴 수 있을까? 일단 운명적 만남이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근거로 하여 있을 수 있다 치자. 그리고 한순간에 빠져버리는 사랑은 있을 수 있다. 그게 육체적인 욕망의 정제된 사랑이란 이름의 미학적 언어로 포장된 것이라면 말이다.

난 오늘 여느때와 같이 여유를 즐기기 위해 커피샵을 갔다. 언제나와 같이 카페라떼 한잔. 그리고 오늘은 챠이라떼를 한잔을 함께 주문을 했다. 왠지 쓸쓸 함이었으리라. 누군가와 함께 차를 나누자니 아무도 없었더라. 모두가 바쁜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기 위해 치열하니까. 현실적 세계의 가상적인 이성 B를 상정하고 주문을 했다고 하여야 하나? 오늘 만난 C도 그에 부합할지 모른다.

포니테일로 질끈 묶은 머리는 왠지 조금은 고집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딱히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있는 건 아닌 것 처럼 보이는게 정갈하달까? 그런식의 예의를 차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머리 모양세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만의 주관이랄까? 몸에 착 달라 붙는 쥐색의 티와 물이 빠진 청스터크 갈색의 레깅스와 무릎 밑에까지 모가 많이 달린 부츠. 그리고 보라색의 조끼랄까? 언벨런스해 보이던 보라색의 조끼는 왠지 더욱 고집스러움을 강조해 주는 듯 하고, 착 달라붙어 몸의 선을 타고가는 레깅스와 탈색된 청스커트는 꽤나 조화를 이룬 듯 하다. 그리고 차갑다면 차가운 듯 한 눈빛. 그냥 전체적으로 쿨 하다고 하자. 차갑다는 건 너무 한 듯 하다. 차는 허브 계열인데 향이 날아오지 어떤건지는 모르겠고, NDSL 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보니 꽤나 그런 류에도 조예가 깊은 듯이 말이 제법 통할 듯 싶다. 그나저나 책은 뭘 보는지 눈을 떼지 않고 계속 본다.

그리고 나를 지나쳐 그녀는 떠났다.
단 한번의 옷깃의 스침도 없이.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게 요즘에는 그런거 같다. 아무리 사람이 달라봐야 사람이라고. 쪼개고 쪼개고 쪼개서 사람이 무언가 다름을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인간이라는 정의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에 따라 정해진 숙명에 의해 기계처럼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딴에 선택을 한다고 해도 그건 아마도 운명의 신이 있다면 그 신에 의한 장난이요. 그 중에 일어나는 각종 헤프닝은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통해 누군가를 위해서 일어나는 일이라 치부해 버리자.

언젠가에 만난다면 이야기 해 보고 싶은 일상적인 대화의 내용들을 노트에 끄적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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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풍성한 마음 가득이지만, 몸은 지쳐 버렸다.
관절이 빠져버렸는지 혹은 연체동물인지 모를 정도로 추욱 늘어져 버린 어깨와 팔.
다리는 후덜거리면서 그렇게 버스를 탔다...
밀치는 아줌마들에게 피하면서 얼마나 위험하던지

중학생으로 보이는 커플
여자애 키는 154 정도로 보이며 남자애는 잘봐줘야 165
왠지 둘은 어색해 한다
어색해 하기 보다는 말이 그다지 없다는게 옳은 것일까?
둘은 말이 없었다
간혹 공중에서 부딪히는 눈빛에 수많은 무언의 대화가 오가는 것일까
오! 여자애가 제법 대담하다
감히! 남정네의 손을 잡으려 하다니
아아...매정하도다 남자여, 여자의 손을 뿌리치다니
이건 뭐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마냥 좋은지 아이들은 웃는다
(이미 알 것은 다 알지도 모르고 그럴 것이라 생각 되지만)
자꾸 대담하게 스킨쉽을 요청하는 여자의 손길을 계속 뿌려쳐 진다
이내 토라진 듯한 아이...
사랑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하였나?
이내 1분도 안되서 다시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아직은 많이 순수한 시간이구나
순수의 시간이 흐르면 세월의 때도 타고 이리저리 모도 깎여서 둥글 둥글해 지겠지?

중학생 인듯한 아이를 보며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하며 잠시 회상을 했다
예전에 나도 저렇듯 귀도 뚫고 그랬는데 말이다
왼쪽에 두개 오른쪽에 하나 였었나?
마음이 답답해서 였을까
그래서 몸에 구멍을 내려 했던 것일까
어린, 아직은 순수한 듯한 아이들을 보며 미소 지었다
그저 부럽다
저 시절의 순수가
되돌릴 수 없는 순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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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을 연달아 같은 사람을 보게 된다는 것은 굉장한 우연이 아닐 수 없다.
불가에서 말하기를 한번의 스침도 수많은 인연에 의한 것이라 하는데...
두번의 스침은 얼마나 많은 인연이 있었다는 것인가.

점잖은 노신사다.
머리에는 예전 영화에서나 보던 뱃사람의 모자를 쓰시고.
캐쥬얼하게 왠지 편한 정장 차림.
안에는 가로 줄무늬라 더 그런 듯 하다.
키는 작으신데 다부지게 생기신 것이 전형적인 뱃사람 같아 보인다.
머리도 하얗세 세셨고, 덥수룩한 수염도 새하앟다.
세월의 연륜이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
거기에 또한 자기가 살아 온 만큼 그 세월에 대한 고집도 대단할 듯 하다.
눈은 부리부리한데다가 젊은이에 못지 않는 기백.
(한 젊은이가 자리 비켜서 앉으시라고 하니 괜찮다고 하시더라 20여분을...서서...)
여기다가 근사한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는 마도로스(matroos)라는 말을 곧잘 듣곤 했다.
한국 산업의 중흥기 때 돈을 벌러 외항선을 타러가는 사람들을 마도로스라 불렀기 때문이다.
이 시대적 배경의 사랑에대한(그 외에도) 여러가지 영화와 노래들은 지금도 아련하다.
나의 시대가 그 시대가 아니지만은 아버지가 곧잘 하셨던 말씀이니까.
멋진 마도로스 같은 남자.
선글라스를 끼고 태평양을 가르는 배의 뱃머리에 다리를 턱 하니 걸치고,
몰아치는 바람에 마후라는 펄럭인다.
험한 바다를 건너온 사나이의 다부진 팔뚝은 자식에게는 다정스러운 조금은 슬픈 팔이다.
그러던 시대를 건너온 사람들은 이미 할아버지이거나 노후한 중년이다.

왠지 그 고집스러워 보임은 이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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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는 부산 국제 영화제가 매번 10월마다 있다.
이때는 세계&전국 각지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든다.
남포동이 조금 많이 퇴색하긴 했지만...
아직도 여기서 무대를 꾸려서 공연도 하고 각종 브로셔도 나눠주고 그런다.

한 남자가 무대위로 올라왔다.
어떻게 보면 몰골이 앙상하다고 볼 수 있다.
검은색의 몸에 쫘악 붙은 전신 타이즈와.
툭 튀어나온 광대뼈가 참 어디서 손 벌리고 있으면 동전을 던져주지 싶은 그런.
갑자기 무릎을 구부정이더니 말은 당췌 않고선 허공을 허우적대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먹는 듯 잡으려는 듯...
팬터마임pantomime
혼자서 하는 무언극.
광대일까?
하면 예전에 말하던 딴따라?
그런건 아니지 싶다.
당신은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추상적이지만 추상적이기에 의미전달이 쉬운 말을 하지 않고 왜 몸을 움직이는가.
몸의 추상화를 통하여 당신의 내면에서 말로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그 무엇을 내려는가.

나는 이런 류의 거리 공연을 좋아한다.
왠지 자유스럽다는 생각에 기인해서 이다.
돈이 되든지 안되든지.
그다지 상관은 없을 법 하다.
(본인들은 먹고 살긴 해야 하지만 청자나 관중의 입장에선 그건 아무래도 좋은 법)
아직 문화적인 측면에서 이런 문화가 크게 대중화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난 이들과 통하길 원하고 무언가 소통하길 바란다.
그건 나와 너라는 것의 구분을 떠나,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개체로서의 만남 일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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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만 본다.
오늘도 난 언제나와 같이 일상이 시작되었다.
평소 보다는 아니 늦었던 요즘 보다는 30여분 정도를 일찍 시작하여서 그런지 버스가 붐비지 않는다.
이런게 여유인가?
조금의 수고로움으로 여유를 느낀다는 것은 역설 아닌 역설이리라.
내리기 바로 직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리기 한코스 전이다.
단발의 어린 꼬맹이가 버스에 탄 것이다.
어디였지?
단정하게 머리에는 삔을 가지런히 꽂아 놓았다.
약간 무표정하다고나 할까?
주근깨가 가뭇이 조금 보이는 것이 예전에 어디선가 보았던 느낌이다.
굉장히 활발하다는 그런 이미지와 함께 말이다.
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한번 불이 붙었다 하면 인정사정 없이 괴롭히던 개구쟁이.
어디서 본 이 일 수도 있지만 아는 이 이지는 않으리라.
사실 부산에서 아는 중, 고등 학생이 얼마나 되리?
특징적으로 코 끝이 약간 올라갔는데 전체적으로 강아지(특히나 푸들) 같은 인상을 준다 할 수 있다.
흰색 교복 셔츠와, 곤청색 치마.
짧지는 않은 치마로써 요즘의 일명 까진 혹은 잘나가는? 등등과는 거리가 있는 듯한 디자인이다.
극히 평범하다고나 할까.
이런 스타일이 요즘에는 더 튀는 것일까 라는 반문도 해 본다.

어디에서나 쉽게 맡을 수 있을 거 같은 포근한 향이다.
마치 달콤함은 솜사탕과 같이 달면서도 그 부드러움이 충만한 것이다.
살랑이는 봄의 기운이 일순 그곳에만 다시 온다면 그것은 환상일까?
그이가 봄이라면 그곳도 봄이리.
그렇지 않은가?
순간의 옅은 향기 치고는 나의 뇌리에 너무 깊이 새겨진다.
나의 발걸음은 어느새 멈춰 있었고, 시선은 뒤로 돌아가 있었다.
시선은 다급히 한 곳을 바라보기를 바랐다.
후각이 가르키는 방향은 어디지?
예민하게 반응하라, 그리고 잽싸게 포착하라.
조금은 수수하게 단정하지만 기품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큰 기품 보다는 다정함이 더 그리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맞은 편 친구로 보이는 이와 식사를 하며 무에 정겹게 미소 짓는지 말이다.
다가가서는 혹시 어떤 향수 사용하십니까?
혹은 어떤 샤워코롱을 사용하십니까?
라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로 결정 지어질 문제가 아니란 것을 감성적 나의 직관은 알고 있는 듯 하다.
인위적 향으로 인해 비슷한 향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진정한 향은 그 사람의 성품과 삶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향을 잊을 수 없는건 사실이다.
너무나 달콤해서 마치 나 자신이 버릴 듯 한 그러함.
그 포근함에 감싸인다면 다시 헤어나오지 못할 마수로 돌변하게 될 것이라는 것.
한 순간의 기억으로 추억으로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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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처럼의 만원 버스가 아닌 조금은 한가한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었다.
아침 7시 30분 경의 버스는 초만원인데 비하여 1시간에서 40여분만 빨리 나오면 여유롭다.
그 여유를 부리는 가운데서 한가지 좋은 기억을 가지게 됐다.
(단지 단편적이고, 한 순간에 지나지 않을 정말 말초적인 것 일지도 모른다)
아직 새벽의 피곤함이 가시지 않은 나의 눈이 이채를 띄었던 것이다.
푸욱 눌러쓴 모자를 조금 올리고는 조금은 감탄 섞인 듯한 미소로.

167cm 미터의 적절할 것 같은 키에...
길게 허리 넘어서까지 흘러내리는 긴 생머리.
새하얀 V자로 목이 파진 긴팔의 옷은 조금은 길어 보이는 듯.
그래서 그런지 좀 더 편안함과 여유가 깃들어 있는 듯 보였다.
재질 자체는 면인거 같은데 느낌상으로는 울이랄까?
약간은 싸늘해져가는 아침 저녁에 어울리는 맞춤이 아닐 수 없다.
짧은 반바지?
뭐랄까...핫팬츠에 가까운 그런 스타일의 군청색 바지다.
티가 조금 많이 내려오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허벅지 라인을 더 예쁘게 살려 주는 듯 하다.
유선형으로 물이 흐르듯 흘러 시선이 머물게 되는 곳은 다리.
요즘엔 너무 마른 스키니 스타일이 많다.
뭐, 스키니한 것도 좋지만, 어느정도의 건강미가 넘치는게 더 좋다고 할까?
약간은 튀는 듯한 컨벌스의 노란색 스니커즈로 마무리 해 주는 센스.
전체적으로 편안해 보이는 자유라고나 할까?
오똑하니 선 코는 제법 고집이 있어 보이는데.
눈물이 글썽일 듯 커 보이는 눈망울에 선뜻 무언가 내어주고 심정이 들거 같기도 하다.
다부지게 다문 입술은 역시나 한 고집 할 듯 싶기도 한데.
부탁을 한다면 거절하지 못할 것 같다.
연갈색의 제법 큰 가방을 가지고 있었다.
가로 40cm, 세로 28cm, 폭 10cm 정도의 여러가지가 들어 있을 것 같은 가방이었다.
아마 기본적인 화장 도구가 들어갈 터이고,
요즘은 다들 들고다니는 mp3도 들어갈테지?
아니면 핸드폰에 그런 기능이 다들 있으니 없을지도 모른다.
딱히 특별하게 무엇이 들어가 있을까?

나를 내리고 떠나는 508번의 버스와 함께 그녀는 다시 떠나 버렸다.
조금의 아쉬움은 한마디 말을 건네보지 못했다는 것 정도?
나의 상상 속에서 조차도 말 한마디 건네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아쉬웠다.
그런데 인연일까?
41번 버스로 환승을 하고서 지나는 길에 내려서 버스를 기다리는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것.
왠지 모를 희미한 미소에 나까지 감염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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