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전파를 타고, 002로 너에게 전해지니?

dear My Friend 2009.05.28 17:38
언젠가 딱 한번 본적이 있다.
그냥, 그렇게 알기 때문에 오빠 동생 이런식의 피상적 관계가 되어버린.
정작 만났을 때는 얼굴이 붉어져 말도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아이.
이번에는 전화를 한번 했다.
대학 시험을 보는 아이 북경일지 상해일지 모르지만.
메신져를 통해 전한 "오빠가 잠시 뒤에 전화할께?"

띠리리릭 띠리리릭 너에게 닿을 듯 말 듯한 느낌의 링톤에 가슴이 조린다.
L, 너에게 어쩌면 아무 의미 없을지 모르지만 이 전화로 우리의 관계를 정리해 보려 한다.

L, 뭐랄까 너의 목소리는 부끄러우면서도 약간은 높고 짧은 듯한 발음에 싱긋 웃어 버린다.
그냥, 낯을 가리는 고양이 같은 느낌이랄까?
고양이는 관심을 받기 좋아하지 않고, 혼자 잘아가는걸 즐기는 동물이라고 다들 그런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안다.
다만 표현이 서툴 뿐이라고.
누군가의 관심을 받지만, 받는 다는 그 자체가 약간은 어색해서 그럴 뿐이라고.
너와의 전화에서 너는 그런 수줍은 많은 고양이 같은 아이란 것을 느낀다.
그래서 왠지 그냥 너에게 더 관심이 가고 무언가 말을 건네고 싶어 전화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

북경이거나 상해이거나 상관은 없는 듯 싶다.
우리가 다시 만날 시간이 되면 만날 것이란 것을 아니까.

조만간에 편지가 도착 할 것 같다.
아직 붙이지도 않은 편지지만 도착할 것이라 생각된다.
내 마음의 편지는 이미 붙였고, 글로써 끄적이는 편지는 진행 중이니까.
L, 잘 있어야해...
너의 목소리 아직 그리우니까.

느긋한 차 한잔이 그리운 날에.

002데이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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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전파를 타고, 내 사랑은 002로 전한다...

dear My Friend 2009.05.12 19:34

일상에서 영화나 소설 같은 가슴 짠한 이야기는 별반 없지만, 소소게 묻어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기쁨 중 하나는 어느날 문득 걸려온 전화 한통이랄까?
대한민국에서의 전화도 그러할진데, 외국에서 걸려온 전화라면 어떨까 싶다.
이제 기쁨을 나도 나누자.
조금 더 자유롭게.


#1 캐나다의 S에게
토요일 느긋한 하루의 시작, 카페에서 드립 커피 한잔을 마신다.
장미로 장식된 컵과 어울리는 커피의 향에 잠시 취해 본다.
아참, S는 잘 지낼까?
이런 느긋한 여유에 함께 할 사람이 없으니 조금은 적적하다는 느낌에 S에게 전화를 걸 생각을 한다.
아!! 얼마전 받은 002 모바일 스페셜 이벤트 당첨이 생각났다.
002-1-xxx-xxxxxxx
여보세요...조금은 낮은 어조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 온다.
S : K야? 응? 언니랑 바람쐬고 지금 들어가는 길이었어.
     아, 집에서 있기 보다는 그냥 바람쐬면서 언니랑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싶었어.
     K는 잘 지냈어?
K : 나야 잘 지냈지...지금 카페야 여긴 안시끄럽지? 커피 한잔 하고 있는데 너무 좋아.
     넌, 스프를 먹었어?
     조만간에 타락죽 끓이려는데 나주에 너도 그거 끓여먹어봐 맛있어.
     엉? 만들어 주고 싶지만 거긴 좀 머니까 오빠가 만든거 사진 찍어 보내줄께.
S : K 매일 먹는걸로 놀리고 말야, 삐져버리겠어...
K : 에, 그럼 택배로 보내고 싶은데 그럼 다 상해버리잖아?
S : 요즘 너무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 K 얼마전에 편지 처음껀 담백했는데 뒤에껀 너무 느끼했어...우웩
K : ㅋㅋ 그럼 다음번엔 담백하게 써서 보내줄께, 이제 편지 정도는 EMS 안해도 간다는걸 알았으니 자주자주...
S와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다.
서로가 즐겁다.
대화의 시간은 거의가 30분에서 1시간 사이, 특별한 날은 2시간?
(이날은 좀 정말 정말 빨리  끊었지만 ^^;;)
먼 거리지만, 정말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지금도 신기하지만.
물리적 공간으로는 비행기를 10여시간을 타고 가야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이젠 전화 한통이면 어디서든 마음을 전할 수도 있는 거리.
오늘도 지구 반대편 우리의 마음은 통하였다.


#2 중국의 T에게
S에게로의 전화 이후 왠지 마음이 갈급하달까?
어디론가 전화가 걸고 싶어졌다.
070 전화기도 좋지만 그건 거의 집에서 밖에 못받잖아.
모처럼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 볼까?
T : 어, K야 이건 070 아니네?
K : 형, 저번에 말했던 002 있잖아 그거야.
     근데 지금 점심 아냐? 밖이야?
T : 응, 지금 점심 먹으러 밖에 왔어.
K : 근데 시끄러운걸 보니 시장인가봐?
T : 아니, 여기 KFC야, 매일 먹는게 중국 음식이니 와이프랑 같이 외식 나왔지.
K : 좋은 소식은 아직 없고?
T : 조만간에 들려오지 않을까? M형 이번달 산달이라는데 한번 가봐.
K :  그래? 한번 전화 걸어봐야겠다. 점심 잘 먹고, 형수한테 안부 전해줘.
T에게 전화를 걸려면 집에서는 070을 밖에서는 핸드폰으로 해야 된다.
070은 서로가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니 공짜긴 하지만 중국 현지는 제대로 느낄 순 없으니까.
잘 살고 있구나...


#3 중국의 P에게
오빠 전화 걸어줘요 가 생각나서 전화를 걸어 본 P.
P : 여보세요? 오빠!
K : 여, P 잘 있었어?
P : 네, 잘있었죠. 오빠는요?
K : 잘있었지. 그래 오늘 일본어 수업 있는 날 아냐?
P : 어, 어떻게 아셨어요?
K : 저번에 전화했을 때 일본어 수업 시간이었잖아.
     요새 니 남친이랑은 잘 지내?
P : 에? 누구요? 홍삼이요? 요즘은 뭐 그저 그래요.
K : 비굴하게 한번 더 하냐? 완전 나쁜년 P...ㅋㅋㅋ
P : 요즘은 그렇게 안해요. 그냥 저냥 괜찮아요. 어차피 예전 남친.
K : 그나저나 밥은 먹었어? 아참 넌 치즈버그 먹지?
P : 어, 그럭보니 치즈버그 안먹었네? 먹어야 하는데.
K : 그러니 배에 살찌지...아참, 너네 주소 있지 그거 오빠한테 쪽지로 하나 남겨.
P : 싸이에 있을껀데요? 한번 찾아봐요.
K : 이그, 귀찮으니까 니가 보내라.
P : 넹.
K :  일단 밥 잘 챙겨먹고.
P는 언제나 느긋한거 같기도 하다.
보이쉬하면서 조금은 졸리고 무료하기도 한 것 같은 목소리.
그냥, 저 멀리 있어도 재밌구나.
조만간 한번 더 보겠지?

사실 전화를 막상 하면 별 할말은 없다.
모두가 늘 그렇듯 일상을 살아가고 일상은 또 쌓여가는 것.
그래도 이렇게 멀리서 전화가 오는 날이면 기분이 좋다는 것을 안다.
타국에서의 생활이란 그렇게 만만한게 아니니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언어의 동질감은 왠지 모르게 삶의 긴장을 풀어준다.

사적인 이야기들이 무수히 오고갔으나...패쓰?ㅋ

[국제전화002] 김창현님 14분 52초 002 통화요금 2,700원 - 당월누적요금 2,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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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가 피어감에 봄이 시작 되었고, 천국에서의 눈물을 나는 그렸네...

dear My Friend/send 2008.03.14 19:49
요 몇일 세상을 향해 눈을 들지 않았다.
그저 내 삶의 근시야적인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았을 뿐.
어느 날 그래 어느 날...
내가 신경쓰지 않는 작은 곳에서도 세상은 바뀌어 가고 있으며,
내 삶에도 암암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파트 화단 한켠 매실나무에 매화가 핀 것을...
매화는 조금씩 번져가는 봄과 같이 봉우리를 터트려가고 있었다.
과연 봄인가 하고 두터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 입는다.
거리를 나서니 가벼움을 띈 미풍이 불어온다.
따스함인가?
나도 조금은 가벼워지고 따스해지자 그런다.

그래, 아직 추웠던 2월 즈음에 너에게 말했다.
날이 조금 따스해지면, 봄이 온다면 너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꽃이 피고, 가벼운 바람이 온다면 너를 생각하겠다고.
그 가벼움 속에 따스함을 실어서 너에게 전하고 싶다 했다.
꽃은 잎보다 먼저 나기 시작하여 봉우리를 틀었다.
따스함 속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거리를 걷는다.
오늘 꽃집에 가서 수선화 화분을 하나 샀다.
알고 보니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애라고 한다.
지독한 에고에 지독한 자기애만이 존재하는 나인거 같기도 하다.
너를 생각하며, 여러 마음을 토로하고 싶지만...
결국은 혼자라는 고독함 속에서 놓고 말았던.
나 자신을 또 한번 생각하게 된다.
피어 있는 수선화는 네송이.
이 꽃들이 다 지기 전에 편지를 다 쓸수 있을까도 생각한다.

Tears In Heaven 이라는 노래를 아는지 모른다.
아름다운 곡이지만 비통한 곡...
내도록 몇번이고 수번을 반복해서 듣는다.

넌 언제나 그곳에 있을 수 있니.
네가 언제나 그곳에 있다면 난 널 만날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냥 그리움에 사무치고, 혼자라는 생각에 사무칠 때.
언제나와 같이 또 난 거리를 걸었고, 음악을 듣는다.
커피를 마시며, 또 웃어보고, 마음속으로는 울어도 본다.

내가 운다면, 세상은 광소하겠고
내가 웃으면, 세상은 비탄에 빠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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