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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다. 아직 깊은 밤은 아니다.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데 밤이고 낮이고 뭐 있나. 그냥 밤인거다. 얼마전 달콤하고 부드러운 술이 그리워 '아마룰라'를 한병 샀다. 온더락으로 한잔. 부드럽게 혀끝을 감싸고, 달콤하게 적신다.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밤인가. 생각난김에 '베일리스'도 한잔 마셔야할까?
전화 통화를 하다 문득 창 밖을 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운게 아닌가. 하는 일은 다 제쳐두고 사진을 찍었다.
어제 수목원을 잠시 거닐다 보니 참 푸르단 느낌을 받았다. 봄이 아닌데도 꽃이 만발해 있고, 여름이 아닌데도 녹음이 짙다. 아, 그건 계절에 상관 없는 것들이었나? 가을이라 생각하니 산으로 들로 뛰어 다니고 싶어진다. 그런 가을이 온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