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라고 말 한다면 언제나 늦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다.
하루가 다 사그라져 간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저녁에 운동을 한다는 핑계로 나와서 맥주만 마셨다.
운동 구간을 그 맥주 640ml 로 채우고 다시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셨다.
손에 들린 책은 '술과 장미의 나날' 주담인거다.
어제 저녁에는 그토록 맥주가 한잔 마시고 싶더니...결국 냉장고에 넣어 놓은 맥주만 외치다 잠들어 버렸다.
오늘은 집에 오는 와중에는 술장?에서 아무거나 내서 마셔야지 싶었는데 갑자기 위스키가 마시고 싶어졌다.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생각난게...
"30대 중반이 되어서는 왠지 한손에는 시가를 들고 한손에는 위스키를 드는 느긋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담배는 피지 않지만 왠지 시가는 적어도 한번정도 피어 보고 싶다.
왠만하면 체 게바라가 즐겨 피우던 쿠바산 몬테크리스토를 피고 싶다.
끝에 향긋한 몰트 향이 느껴진다는 그 느낌은 과연 어떤 것일지...
위스키는 싱글몰트여야 한다.
7만5천 달러나 하는 맥켈란 1926이 아니어도 좋다...아주 매니악한 아드벡, 그중에서 슈퍼노바.
진득한 피트향이 느껴지는 그런 위스키가 어울릴 것 같다.
그래, 왼손에는 시가 오른손에는 위스키...슈트는 휴고보스의 조금은 무거운듯한 느낌이 좋을거 같다.
아직 30대 중반이 되지도 않았고 꽤나 남았다고 생각도 되지만...어떨까?
10대에 그렸던 20대가 그렇지 않았고, 20대에 그렸던 20대 중반이 그렇지 않았고, 20대 중반에 그렸던 20대 후반은 이렇지 않았는데...
싸구려가 아닌데 문득 싸구려로 느껴지는 인생...
너무나 거대하게 빛나는 것들 앞에서 초라해지는 것.
인생은 세상의 상대성이란게 언제나 자신의 논리를 타당하게 만들어 주면서도 비참하게도 만드는구나...큭
말러의 교향곡 6번, 오랜만에 들리는 기억에 주저리 주저리 주절거리게 되는구나.
대학 초년생때 한참 꿈많고 진중한 한때...그때 즈음 이제는 사라진 레코드점에서 샀던 당시로는 내게 너무 비쌌던 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