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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쳐가는 그리움은 익숙함과 낯설음
    for Freedom/Passing by 2008. 5. 13. 23:09

    몇일 전 이었다.
    난 거리를 지나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눈을 떼지 못할 풍경에 얼어버렸다.
    고정된 시선에 쿵쾅대는 심장에 혹여나 눈을 마주칠까 재빨리 고개를 돌려 버렸다.
    쿵.쾅.쿵.쾅.쿵.쾅.쿵.쾅
    거대한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다.
    쉴새 없이 펌핑되는 피에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다.
    흑단과 같이 흐르는 긴 머리.
    흑요석과 같이 반짝이는 별과 같은 두 눈.
    손가락에는 파스텔톤이 희미하게 번져 있다.
    약간 조이는 듯 입은 교복은 몸을 돋보이게 한다.
    짧지 않은 치마는 다정함을 보이게 한다.

    그리움은 여러가지 감정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그 그리움이란 것은 내 삶에서 많은 것들을 투영해 보게 만든다.
    단지 조금 닮은 것 만으로도 가슴이 띈다.
    혹은 닮지 않은 것에서 그 닮은 것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한다.
    내 가슴이 뛰기 위해서.

    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간절했을까?
    오늘 우연히 마주쳤다.
    몇일 전의 소녀를.
    17층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와 1층에서 내리려 하는 순간.
    서로가 마주쳤고, 어떤 의미에서 서로가 놀랐다.
    오늘 내가 일한 보상은 이걸로 만족한다.
    난 또 우연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단지 닮았다는 화상에 나의 뇌는 여러가지 상상의 피조물들을 만들어 내며.
    엘리베이터를 내리고서 한참 후에야 뒤를 다시 돌아봤지만.
    그리움은 내 가슴 속에서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이기적으로 살려고 했는데.
    어차피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감정 또한 이기적일 수 있는 것이고.
    지금의 나에게는 즐거움이라는 감정으로 다가서기에 충분히 이기적이니까.

    난 오늘 니가 사무치게 그립다.
    짙은 구름에도 어두운 밤하늘에 나에게 밝게 비추이던 별.
    너를 나는 지금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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