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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의 향은 옅어져만 가고, 삶의 감성은 고갈되어 갈 뿐이다.
    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8. 5. 2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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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드립 커피가 땡기는 날이었는데 그냥 스타벅스에 오고 말았다.
    학교 앞 스타벅스는 연구실에 들어가고 작년 9월에 테이크아웃 한번 한게 전부였다.
    어쨌거나, 스타벅스의 빈은 일괄된 빈을 사용할테니 괜찮지 않나?
    그게 스타벅스로 나를 이끈 주 원인이기도 하니까.

    어제 "커피가 예쁘다"에 들려서 커피를 오랜만에 한잔 마셨다.
    커피 자체는 오랜만은 아닌데,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말이다.
    뭐, 언제나처럼 익숙한 커피샵에서 익숙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김명식 실장님이 지나가는 말로 "엘리스에 가 보셨죠?" 라고 물으시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것이 오늘의 나에게 드립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원인 일 것이다.
    엘리스는 부산에서 마실만하다는 커피집으로 커피 매니아라면 알법한 곳이니까.
    하지만, 위치가 광안리라는 사실은 내가 기거하는 영도와 극과 극의 거리.
    한시간여가 넘게 차를 타고서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고는 가지 않을 곳이다.
    "앨리스 2046"이라는 이름 보다는 "커피볶는집"이 더 크고 익숙하니까.
    오늘은 거기나 혹은 자주 가지는 않지만 괜찮은 로스터리 샵을 갈려고 했는데.
    피곤함에 지쳐서 나갈 기력은 없더라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커피 프렌차이즈에 가면 제일 먼저 에스프레소를 주문한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응용 메뉴들은 맛보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까.
    외향이 화려할 수는 있지만 정작 마실때의 기분은 처참하니까.
    바텐더를 예로 들자면 진토닉을 제대로 만드느냐 제대로 못만드냐의 차이랄까?
    플레어 바 같은 경우 맛 보다는 주조하는 액션이 주요한 것이니까.
    스타벅스에서는 딱히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벤티 사이즈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물마시는 용으로 거의 사용한다.
    어차피 샷을 여섯개 밖에 주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그래도 마지막 샷 하나 정도의 분량으로는 물과 섞어 물이 심심하지 않게 마시기도 하고.
    그러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오늘은 왠지 맥주가 땡기는 말이었다.
    그래서 카스 레몬을 샀다.
    가격도 저렴하게 1150원.
    나왔다길래 한번 마셔보고 싶었는데...
    여름의 감성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거 같다.

    아...이제 다시 집에 왔다.
    커피를 마시다가 누님이 부르셔서 목표치만큼 있지도 못하고 가버렸는데 말이다.
    맥주도 마시고 싶었는데 마시지도 못하고 가방에 넣어와 버리고 말이다.
    역시 세상은 생각한대로 굴러가지는 않는 모양이다.
    아타김의 책을 마저 보아야겠다.

    누나에게 금방 아이스 카페라떼를 만들어줬다.
    다행이다...집에 얼음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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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샵에서 커피를 마시다 보면 여러가지 사람들을 보게 된다.
    음, 특히 여자들에게 눈이 간다고 할까?
    인물 사진을 찍을 때 보통은 말을 하고서 양해를 구하고서 찍는다.
    뭐, 그럴 수 없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오늘은 내 시선이 가는 곳으로 카메라를 옮겼다.
    자연스레...그리고 풍경이 만들어졌다.

    창가에 홀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책을 보는 여성.
    왠지 눈이 자주 간다는 느낌일까?
    지독히 개인주의 적일 것 같으며...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사실 옷차림이 편안해 보여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책을 보며, 어떤 음악을 들으며, 어떤 생각을 할까?
    그저 상상만 할 뿐이다.

    그 뒷편으로 두 여성은 작은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보고 있다.
    아마 영화? 사진? 글? 그정도겠지?
    벽에 걸린 그림에 먼저 눈이 간다.
    그리고 자연스레 시선이 밑으로 옮겨진다.
    커피샵에서는 남자들 둘이 오는 것 보다 여자들 둘이 오는 것을 더 자주 보게 된다.
    여자 둘 혹은 그 이상의 여자 무리를 보게 된다.
    남자 둘 혹은 그 이상의 남자 무리를 보게 된다면 조금 어색하게 보여질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 거의가 혼자 오며, 와도 남자와 함께 오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커피샵은 차 한잔 하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난 인테리어가 근사한 커피샵 보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 더 좋은 것 같다.
    커피의 맛도 좋지만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면 좀 힘들기도 하지?
    그런의미에서는 프렌차이즈는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어디보다 붐비고, 어느곳에서나 일정한 맛을 가진 커피.
    딱히 가는 곳이 없거나, 괜찮은 곳이 없다면 프렌차이즈만한 선택도 없을 법 하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 이상의 커피를 마시지 않는 이상은...
    스타벅스 같은 프렌차이즈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사실 세계 어느곳을 여행하거나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타까운건 가격도 그대로라는 점일까?
    국내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훨씬 편하게 마셨달까?
    다만...미국은 테이크아웃이 기본 문화고, 중국과 일본 정도가 앉아서 마시는 문화랄까?
    그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올라가버린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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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열고서 샵에 들어가고 커피를 주문한 나는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
    노트북을 켜고 엠프에 선을 연결하고서 노래를 튼다.
    Bizet - L'Arlesienne & Carmen Suites
    아껴두었던 책을 펴고서 시선은 활자 하나하나를 따른다.
    아타김 - 물은 비에 젖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나만의 공간에 빠져드는 것이다.
    사실 나에게는 어떠한 공간이든 상관이 없는 것 일지도 모른다.
    커피샵이거나 혹은 선술집이거나.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곳에서 나 홀로임을 느끼기 위해서.
    나 홀로임을 느끼고 좀 더 강해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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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마시지 못한 맥주는...
    자기 전 혹은 내일 마시도록 하자.
    좀 더 달콤한 꿈을 꾸기 위해.

    역시나 글을 쓴다는 것도...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그렇게나 마셔대고도 또 마시고 싶다.
    갈증은 존재론적 목마름이다.
    그것을 추구하는 것은 어디서건 존재한다.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