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나도 혼자.
너와 나는 하나.
얼음이 녹아간다.
투명한 유리잔은 벽면에 맺힌 물방울에 의해 불투명해진다.
투명한 물방울에 의해 투명한 유리잔이 불투명해 진다니 아이러니 하다.
얼음이 녹아간다.
차갑게 식어버린 듯 한 나의 마음에 시원함을 더한다.
그 시원함에 차갑게 식어버린 듯한 나의 마음이 따스해져 감에 아이러니 함을 느낀다.
얼음이 녹아간다.
모두가 같아 보이지만 모두가 다르게 녹아간다.
정사각형 정육면체 입방면은 좌면 좌 우면 우 상이면 상 하이면 하.
불에 타서 녹아들어가는 초의 촛농을 눈물에 비교하고는 한다.
얼음의 녹아들어가는 물방울은 눈물이 될 수 없는 것인가.
타들어가는 것은 정열이라면 녹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여러생각이 교차하며 만감이 또한 그 생각들과 교차한다.
교차의 산물은 단지 산만함이다.
정리되지 않는 산만함.
그 산만함은 어떤 유용함으로 사용되어지기는 힘든 허구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음이다.
물리적인 어떠한 현상으로는 판단하기 힘드나 심리적인 그 무엇으로는 판단이 될 법 함이다.\
나는 혼자다.
이미 커피잔은 식어버렸다.
하나가 되었음에도 혼자임이 슬픔이다.
얼음이 녹아가는 소리에 내 가슴이 덜컥이며 작지 않은 파문을 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