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나 이제 떠나야 할 것 같아.
그냥 나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
문득 쉬고 싶다는 생각이야...
두달여 남짓도 살아보진 못했지만...
세상이란게 참 힘들더라고.
그냥 이렇게 풀썩 누워버렸는데 누워버린건지 쓰러져버린건지...
뒷다리에 힘이 없어...
한없이 중력에 이끌려 누워 편해지고 싶은 생각이야.
언제부터 였을까?
무기력해지는 자신이 싫어지던 시간이...
우리는 눕는다.
힘없이 눕는다.
할수 없는 세상에.
그저 눕는다.
태양빛 찬란하게 빛나던 오후.
이녀석과의 시간을 기억하며.
메리의 새끼 5마리 중에 세마리가 시름거리더니 결국 한마리가 죽고 말았다.
노랑이 두마리 메리 닮은 노란색이랑 흰색 섞인 녀석 두마리 검정 섞인 삼색이 한마리.
그 중에 메리 닮은 녀석이 한마리 죽어 버렸다.
사인은 코로나 장염.
가장 대수롭지 않게 걸릴 수 있고 가장 쉽게 죽을 수 있지만.
이렇게 쉬울 줄 누가 알았겠는가.
먹지 않아도 입으로 흘려주던 분유에 힘을 내어 일어 날 줄 알았건만.
아파 힘들어도 이겨내 일어날 줄 알았건만.
한 생명이 스러져갔다.
그래도 산자는 살아야 하는 현실에 다른 녀석들은 밥을 먹는다.
세상이란 참 잔인한거 같다는 생각이다.
무지개 너머에서 행복할 이녀석을 기억한다.
아직 이름조차 제대로 지어주지 못한 녀석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