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유리로 투명하게 되어있어 내부가 훤히 비취는 디자인. 안에는 흰색 둥근 의자와 둥근 테이블에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듯한 네모난 등. 그다지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조명.
오늘 내가 CAFE PASCUCCI 에서 느낀 것은 관음증과 노출증이다. 유리라는 것을 가운데로 거리와 경계를 만든다. 하지만 그 경계는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경계. 무심결에 다가와 누군가의 사생활을 엿보고 싶은 심리를 충동질 한다. 자리에 앉아 자기의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노출 심리를 자극한다.
난 거의 끝 부분 그리고 유리에 딱 붙어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valentine day 인지라 커플이 유난히도 많이 보인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이 거의 무의식 적으로 cafe 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어느 순간 사람이 유리에 붙어 안을 바라 볼 때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아마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이 아닐까 한다. 유리 너머의 세상에서는 사람들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거리의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바빠 보이고 불쌍해 보인다. 외로움을 떠나 따스한 곳으로 피하고 싶어할 것 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