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모든게 있다.


TRINITEA


요즘에는 무언가 내 인생의 라마단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좋아하는 카페에도 찻집에도 드나들지 않고, 맛있는 음식점들도 찾아다니지 않고.

그래서 다른곳으로 표출되는게 미술관 관람이라거나 고궁에 들린다거나 하는 그런것들이겠지.

뭔가 궁해지면 못할게 어딨나 싶다.


오랜만에 옛날 사진을 뒤적이다 요즘에는 가지 않는 찻집에서의 사진이 몇 발견됐다.

이 모든것은 지금은 나에게는 없는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있을 수도 있는것이고, 나의 가슴속에도 있는 것이다.

그래, 편지란 것이 늘상 그런것이겠지.

내 마음속에는 남지만 나에게 남아있지 않는 것.

누군가에게 전해지지 않는 편지는 어쩌면 편지가 아닐지 모른다.

편지란 것은 자고로 쓰는데만 그치는게 아니라 보내는데 있는 것이니까.

어느 누군가 말했다…편지는 고민하지 말고 일단 써라고…그런데 거기에만 그쳐서는 아니된다.

누군가에게 보내지 않고는 편지란 편지로 있을 수 없는거 같다고도…

그 누군가가 수취인 불명의 무엇이 되더라도 말이다.


여기서의 편지지는 모두 사라져버렸다.

이때의 봉투는 그나마 잔존하는 것이 있을 수 있으나…편지지는 이미 예전에 사라진거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같은 규격의 편지지를 여럿 구입했었고 각지로 흩어져 있을 것이다.


이때의 만년필은 더 이상 없다.

누군가 가져가 버렸다.

부디 잘 사용해 주기를.

내 이름 석자도 씌여 있는 내 인생의 어쩌면 첫 만년필을.


p.s 나는 요즘에도 이 당시의 기분을 버리지 못하는지 카페나 찻집에 가면 종종 편지를 쓴다.

사실 이것보다 훨씬 오랜 나의 습관이기도 하지만…갑자기 여기 찻집에도 가고싶어졌다.

맛이 아니라 공간이 자아내는 기억에...


TRINITEA


설정

트랙백

댓글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05.30 09:12 ADDR 수정/삭제 답글

    편지 써본지 어언 백만년 되는거 같아요..
    써놓고 보내지 않는 편지는 진정한 편지가 아니라는 말이 딱 맞네요~!
    수취인불명이라도 말이죠^^
    저도 요즘 고생하는 신랑한테 손편지 써봐야겠어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또 들를께요^^

    • Favicon of https://gemoni.tistory.com BlogIcon 바람노래 바람노래 2013.05.31 11:31 신고 수정/삭제

      흐아...신랑은 참 좋겠습니다...사랑하는 아내의 손편지도 받고요.
      전, 뭔가 편지를 쓰지만 딱히 편지의 느낌은 안나는지도 몰라요.
      안부도 잘 안물어보고 나 지금 뭐하고 있고 뭐 좋아해...이럴때에 니가 생각 난다 정도?ㅎ
      카페에서 그냥 카페에서 느끼는 그대로를 적고 그대로 보냅니다.ㅎ

  • Favicon of https://bookand.tistory.com BlogIcon Claire。 2013.05.31 08: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향긋한 차 한 잔과 마음을 담은 손편지라니,
    이보다 멋진 조합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 노트도 있긴 하네요 ㅎㅎ)
    손편지를 써본 적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
    그나마 이웃님들께 간혹 짧은 쪽지를 넣어보내기는 해도요.
    사진마저도 따뜻한 느낌이라 마음 한구석이 괜시리 짠해져요 ^^

    • Favicon of https://gemoni.tistory.com BlogIcon 바람노래 바람노래 2013.05.31 11:33 신고 수정/삭제

      전, 요즘도 종종 손편지를 씁니다.
      적게는 일주일에 한통 많게는 4-5통 정도로 말이지요.
      손편지 쓰려고 이쁜 손편지 달마다 보내주는 쵸콜릿레터도 주문하고...
      손편지는 어떤 글을 쓰고 어떤 필체를 가졌건 소중한거 같습니다.
      이전에 제 컨셉이 카페한번에 편지한통...이었다죠 :)
      (카페는 하루에 2-3번 갈때도.ㅋㅋ)

  • Favicon of https://dldduxhrl.tistory.com BlogIcon 잉여토기 2013.06.01 11:2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찻집에서 쓰는 손글씨 편지,
    낭만적인 정취가 있네요.

    • Favicon of https://gemoni.tistory.com BlogIcon 바람노래 바람노래 2013.06.04 10:37 신고 수정/삭제

      차 한잔과 손편지는 잘 어울리는 조합인거 같아요.
      너무 번잡한 곳만 아니라면 딱 좋아요!!
      (이 사진의 장소는 번잡한 곳은 아니에요)

  • Favicon of https://garamwood.tistory.com BlogIcon garam_林 2013.06.01 14: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동양화느낌을 주는 찻잔과 만년필과 편지라니 사진에서 아날로그 분위기가 팍팍 느껴지는군요.
    만년필로 쓰는 소리도 느낌도 너무 좋지요. 정성들여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 Favicon of https://gemoni.tistory.com BlogIcon 바람노래 바람노래 2013.06.04 10:38 신고 수정/삭제

      ㅋㅋ 전 이런거 좋아한답니다...아, 여성향이려나.ㅜㅜ
      여튼, 만년필도 좋아하고 글쓰기도 좋아해서...이런답니다.
      요즘은 좀 여유가 없는데 이번 주 중에...타박 타박 어디 카페에 가서 사각 사각 글이나 좀 쓰려나요?

  • 카페와 손편지... 서로 잘 어울리네요.
    편안한 음악과 차 한잔 마시며 쉬고 싶어지네요. ^^

    • Favicon of https://gemoni.tistory.com BlogIcon 바람노래 바람노래 2013.06.04 10:41 신고 수정/삭제

      아, 그렇다면 금상첨화죠!
      향기로운 차 한잔과 잔잔한 선율의 음악에 사각거리며 쓰는 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