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봄.
내리는 것은 봄비.
아직은 차가운 비이지만 봄비.
투명 비닐 우산을 쓰고 집을 나선다.
강변 산책로, 대나무 숲길, 내리는 빗소리.
찰방찰방, 사르르륵, 상쾌한 바람 소리.
어제 비내리는 강변의 운치를 즐기다 내일 가야지 하며 봐두었던 카페에 들어섰다.
손님은 아무도 없다.
비도 내리고 워낙에 외진곳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
불현듯 든 생각이 내가 가는 곳은 손님이 없는 것인가?
이틀 사이에 두군데의 카페 세번의 커피를 마셨는데 들어선 순간 손님은 나 홀로.
어떨까?
이집의 커피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커피를 줄까?
기대가 된다.
잠시간의 시간 비에 젖은 몸을 난로에 말리며 기다린다.
모카포트로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작은 에스프레소 잔에 마신다.
모카포트의 커피는 집에서 내린 커피인양 정겨움이 있기에 좋다.
음악은 느긋하게 마음을 편히한다.
한잔의 커피 이후 다시 한잔의 커피.
설탕을 하나 넣은 후 천천히 벽에 걸린 작품들을 감상하며.
문득 집에서 집어온 책이 생각이 났다.
'곽재구의 포구기행' 언젠가 나도 가 보고 싶은 포구들.
지금은 강변의 카페.
읽고 싶었던 한장을 넘기고.
다시금 나도 글을 끄적인다.
비가 내리는 밤의 카페.
섹소폰 소리가 감미로운 밤.
떠나지 않는 입안의 감촉.
여전히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