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스스로가 Bar Hop은 아닌데 Cafe Hop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본다.
어느한곳에 안주하지 못하고 늘상 위험에 대비해 뛰쳐나갈 준비하는 메뚜기마냥 여기서 저기로 뛰어다니는...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이 구속된 상황에서 평안함을 추구하기란 쉽지 않고,
그런 분출구가 술이 아닌 쉼을 위한 따뜻한 커피 한잔 우려낸 차 한잔.
어느새 쉴 곳을 잃어버린 나는 여기서 저기로 계속해서 뛰어다니기만 하는건 아닌지.
어느곳이거나 남겨졌던 흔적은 쉬이 사라져 버리고, 스스로에게만 그 흔적이 각인된다는 생각일까?
어느새 나를 기억시키고자 다 마시고난 빈 잔에다 냅킨으로 종이꽃을 만들어 꽂아두곤 한다.
누군가일지 모르는 누군가에게 편한 친구에게와 같은 편지 한장을 써놓기도 하고.
어디엔가 있을 친구를 위한 편지를 끄적이기도 하면서.
빙글 빙글 돌아가는 인생마냥 언제나 뛰어봤자 그자리가 그자리다.
오늘만해도 오전에 잠시 스타벅스에 잠시 앉아서 한숨을 돌리고,
오후가 되어 저녁이 가까워오자 파스쿠치에 앉아서 달콤한 커피를 마신다.
요즘은 프렌차이즈만 계속 찾는 이유는 아무도 나를 모르기 때문이다.
의미없는 흔적이 남을 일도 없고, 내가 지나간 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채운다.
다시 한잔 레귤러 커피로 무언가 깨어보려 하지만 계속 잠이온다.
담배도 피지 않는데 테라스에 앉아서 지나치는 거리인들을 촛점없는 눈동자로 바라만 본다.
저 멀리 63빌딩은 이미 퇴색해져버린것 같은데 금색으로 아직 물들어 있다.
그런 풍경을 가방에 챙겨온 구닥다리 필름 카메라로 연신 찰칵 거린다.
이런날에는 필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에 기인해서일까?
디지털로 쉽사리 지워져버릴수도 있는 현실을 아날로그 필름에 묶어둔다고 자위하면서.
그렇게라도 나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던 것인지.
마지막으로 먹었던 브라우니 한조각의 달콤함은 사라져 버렸고, 커피는 이제 식어버렸다.
레귤러는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달콤한 커피 뒤에는 그래도 씻어주는게 좋을거 같으니.
이제 해는 다 져버렸다.
나의 하루도 그렇게 자의건 타의건 마무리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