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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그리아 한잔, 토요일 오후의 단상
    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9. 6. 6. 17:51

    오늘은 조금 일을 해야 하는데 지치는 현실에 의지를 놓아 버린다.
    그래서 찾은 카페에서 시원한 오후를 보낸다.

    상그리아 한잔이면 좋을까 싶은 마음에.
    여기 상그리아는 화이트 와인에 과일을 직접 침출해서 만든다고 한다.
    뭐, 과일들과 함께 말이다.
    작은 조각으로 올라오는 오렌지와 레몬은 좀 맘에 안들지만.
    전반적인 맛이 딱히 나쁘다 할 정도는 아니고, 카페에서 마실 정도면 충분하지 싶다.

    그냥 상그리아는 칵테일 보다는 예전 샹그릴라라는 단어에 의미를 더 두었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에 여행하던 시절에 들렸던 샹그릴라 호텔.
    가 보니 절대 지상 낙원은 아니었던 곳이지만...
    그냥 샹그릴라라는 단어가 입에 착 감기는 것이 왠지 아늑한 단어다.
    '잃어버린 지평선' 이라는 소설에서 지상낙원이었나? 다만 이상향이었나? 그곳을 이르러 지칭했던 샹그릴라.
    이 한잔이면 지금 이 순간이나마 낙원에 머무는 듯 할까 하는기분에...

    집에서 나서면서는 그냥 지친 일상에 여유를 좀 찾고자...
    어제 저녁 늦게사 잔에 따라 놓았던 위스키 한잔에 입을 헹구고 왔는데.
    커피를 마시려다가 그냥 칵테일이라니...요즘은 알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다.

    어제 롯데에서 와인 세일에 들어갔길래 아이스와인이나 리슬링을 한두병 구입하려 했다.
    생각해 보니 내가 누구랑 마시지?
    왠지 그런 느낌이랄까? 와인은 누군가와 함께 마시고 싶다.
    달디 단 와인을 혼자서 음미한다는 것은 슬픈 일인거 같기에.
    결국 리델 잔이 세일을 좀 하길래 하나 사 와버린걸로 일단락 되버렸지만...

    조만간에 상그리아는 펀치로 만들어서 함께 마시면 좋을거 같다.
    딱히 비싼 와인이 아니더라도 적당한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사용해서 두종류의 펀치를 만들고.
    수박을 한덩이 사서 속을 긁어 잘게 부셔서 보드카와 수박 리큐르를 부어 조금은 도수 있는 화채를 만들자.
    그리고, 같이 먹을 음식과 안주 등은 생각해 봐야 겠고.
    이러면 적어도 10-20여명은 적당히 기분좋게 놀 수 있지 않을까?

    아, 정민아의 상사몽이 참 좋았는데 앨범에 연주가 끝나버렸다.
    1번 트랙의 무엇이 되어는 메인 타이틀인 상사몽과 함께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모던 가야금이라고 말하는 현대적이면서도 왠지 정서는 현대적이지 않는거 같기도 한.
    그래서 더 좋아하는...

    "바람이 되어 만날까, 구름되어 만날까, 강물이 되어 만날까, 바다되어 만날까...
    그대가 무엇이 되었어도, 그 무엇이 되었어도,난 그대 가까이 있는 무엇이 되고 싶네..."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