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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 한잔 느긋이 그리운 하루...시작
    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9. 6. 24. 11:12

    차 한잔 그립다.

    요즘은 좀 느긋하게 나오는 편이다.
    학기 중이 아니라 방학이라 그런지 마음도 조금은 느긋해지는 모양이다.
    어차피 언제고 내가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말이다.

    조금은 느긋하게 이불을 개고,
    조금은 느긋하게 밥을 먹고,
    조금은 느긋하게 커피를 내린다.

    요 몇일은 계속 부추전이다.
    여름에는 물만줘도 쑥쑥 잘 크지만 영양가 없다해 소나 먹여야 된다는 소풀.
    고추도 넣고, 조개나 홍합도 넣어 먹고 싶지만 그냥 부추만 들어간 부추전.
    그래도 초록 내음이 좋아 맛있는 부추전.
    누나가 해 줘서 더 맛있는 부추전.

    버스에서 프라스크에 담긴 보드카 두어모금 마시고, 텀블러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그냥 이리 느긋이 나오니 소마냥 뉘엇뉘엇 거니는 거리다.

    몇일 전, 그러니까 사흘 전에 오랜만에 전통 찻집을  갔던 기억이 새록이 난다.
    두터운 나무 문에 나무색 일색의 전경하고는, 아무도 없던 그곳.
    이내 찾은 손님은 나 혼자란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 중간 구석에 앉으려는 나를 그래도 창가 자리로 인도해 주시는 주인 아주머니.
    아무도 없다...아무도 없다...
    그냥 차를 홀짝이다 문득 예전 친구의 컬러링 소리와 같은 노래가 라디오로 들려온다.
    묵묵히 전화기를 바라보다 통화 버튼을 눌러 친구와 이야기를 한다.
    즉흥적이면서도 감성적이랄까?
    누군가를 기억에서 끄집어내는건 아주 작은 단서라도 상관 없는거 같다.
    사실 그 단서란게 작다 크다는 개인에 따른 차이일 테니까 말이다.
    내 편지는 언제 오느냐는 답에 답을 줬다.
    조만간 가지 않을까 싶다라는...나는 글을 끄적이는게 너무 느리다면서...
    그리고 다시금 편지를 끄적이기 시작한다.
    그냥 이 날은 차와 음악이 묘하게 그리운 날이었다.
    가방에는 모처럼 노트북은 빼 버린채 CDP 와 CD 넉장을 넣고, 엠프도 간만에 담았으니.
    브람스 교향곡 1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연 2번, 거쉬인 랩소디인블루, 클라우드쿠쿠랜드 클라우드쿠쿠랜드...
    이렇게 좋아하는 넉장의 CD 를 차례로 들어가며 차를 음미한다.
    또한 그 감성에 기반한 편지를 끄적인다.

    사실 오늘은 이런 느긋함이 그리운거다...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