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커피에 그림을 그리다 : 카페 라떼? 예술을 마시다?
    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8. 12. 18. 17:56

    <'커피 이야기'에 응모하는 글입니다>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지 어언 10여년은 훌쩍 넘었고,
    제대로 마시기 시작한건 언제부터 였을까?
    그 중에서 커피의 은유적 표현 외에 나를 이끄는 무언가를 접하게 되었다.
    "Latte Art" 라고 해서 스팀밀크로 에스프레소 샷 위에 그려지는 그림.
    뭐, 한마디로 커피 위에다가 그림을 그려 시각적으로도 맛을 장식한달까?



    이와 같이 크림이 올려지고 위에 캬라멜이나 쵸콜릿으로도 만들어지기도 한다.
    라떼 아트란 에스프레소와 스팀밀크 사이의 비중의 차이를 통한 예술.
    중요한건 비중의 차이가 존재하긴 하는데 그걸 통해서 의도한 바를 만드는 것.
    우유를 사용하는 것 보다 휘핑처럼 확실한 밀도를 가진 것 위에 만들면
    간단한 것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고,
    에스프레소와 스팀 밀크의 비중을 이용한건 미묘한 비중에 더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고마운 곰!!!
    나를 향해 언제나 미소짓는 곰!!!
    같은 곰이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미소가 다르다.
    같은 곰이라도 카페 라떼와 꽁빠냐의 곰은 다르다.
    매번 가는 카페에 가다보면 오늘 이 토끼는 누가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지만 언제나 같은 결론이 나기도 한다.
    만드는 사람의 스타일에 따라서 달라진다할까?
    날카로운 토끼가 나왔다가 간혹 정신나간 토끼가 나올때도 ^^;;
    그렇다고 곰이 튀어나와서 토끼를 잡아먹진 않아 다행...


    어땔때는 기분따라 그림이 나올때도 있다.
    안경을 쓰나 쓰지 않으나 둘 다 나인거 같아 보이는건 어쩔 수 없다.
    그저 웃다 만다.
    잔안에 담긴 스스로를 마셔야 하다니.
    참, 가슴이 씁쓸하면서도 달콤한일 아니겠는가?
    대게가 하트나 로제타이지만 이런게 나오는 날도 있고.
    습관처럼 바로 한장을 휘리릭 찍고서 후루룩 마셔버리지만.
    훈훈한 그 마음은 쉬이 가지 않는다.
    이렇게 또 사진을 본다면 참...기분이 묘하다.


    둥근 스마일이거나 거기에 머리카락도 있는 소년이거나.
    다를건 없는데 그냥 흐뭇한 느낌이다.
    라떼 아트란건 의외로 손이 가기 때문에 더 기분이 좋다.
    더 정성스러운거 같고, 더 대접 받는 느낌이다.



    로제타는 장미다.
    그냥 생각하기로는 나뭇잎 같이 생겼는데?
    이렇게 생각해 보기도 쉽지만...시작은 장미였다.
    장미의 단면이랄까?
    이런데서 조차도 생각의 차이를 보여주는거랄까?
    라떼 아트에서는 이 로제타가 중요한데.
    만들어내는 로제타의 수준을 보고 평가한다고도 할정도랄까?
    정말 잘 만들어내는 사람은 정확한 좌우대칭에 정확한 잎의 갯수,
    그리고 좌우 상하 정확히 일치하는 공간 배분.
    그냥 커피에 우유를 이리저리 흘리는 것 같더니 이런 모양이 나오다니.
    그렇지만 그것이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건 아니니까.
    이건 시각적으로 식감을 더 돋울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는 맛이란 것을 더 줄 수는 없는 노릇.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하트가 주다.
    그래서 뭐, 여러가지 하트가 나온다.
    찌그러진 하트, 깨진 하트, 하트 아닌거 같은 하트 등등.
    정말 웃기기로 가지가지 하는거 같다.
    이걸로 라떼 아트를 만드는 수련을 한다고나 할까?
    예전에 지금은 점장이된 모 직원께서 거의 초보시절 만든걸 마신 기억이 있다.

    에, 이거 누가 만들었어요?
    제가요!!어때요??

    뭐, 이런식으로 큭, 하면서 이루어졌던 대화지만.
    그때생각하면 나도 참 아련한 기분이다.
    처음, 딱히 원두가 살만한 곳이 없어서 뒤적이다가.
    여기다!! 해서 갔다가 라떼만 배부르게 마시고 나왔던 기억.
    그 기억의 이어짐이 지금까지랄까?
    그냥 그래서 하트는 이러나 저러나 기억 속에서 맴도는 모양이다.


    꽁빠냐? 꼼빠냐?는 가장 좋아하는 종류 중 하나다.
    한때는 거의 이녀석만 마셨다고나 할까?
    라이트 휘핑이 위에 들어가기에 참 달콤하면서도...짜르르한 그 맛에!!
    언제나 아쉬움을 가졌달까?


    그래서 결국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하기로 했고.
    이런식의 모양이 되게 되었다.
    잔이 바뀌니 그림은 같아 보여도 왠지 다르달까?
    잔도 처음에 샷 추가하는거면 어디다 담아야 될지 허둥대던 모습도 눈에 선하다.
    그러면 그 위에 휘핑은 얼만큼 올야 할까 하고 고민하던 모습도 말이다.


    때론, 그림이 암시하는 바가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
    화이트 데이 바로 다음 날이었지?
    사탕 그림이 들어간 꽁빠냐를 마셨던 날이...
    참...마음이 훈훈하다...

    Dear. 창현씨...

    이건 누가 그랬을까? 하고 생각도 해 보는데...
    생각하지 않아도...참...얼마 되지도 않아서 이런 멋진걸 보여주시다니.ㅋ
    이제는 익숙하게 만드시는걸 보면 참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도 싶다.
    올해 1월에 마신 꽁빠냐...
    오늘은 12월이니 다시 꽁빠냐를 마셔 볼까?

    커피란 딱히 커피만 마시는 것이 아닌거 같다.
    커피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정성과 마음.
    그것까지 생각한다면 따스한 커피의 온기도 좋지만 그 마음 씀씀이에 가슴이 훈훈해지는 겨울이다.

    아, 글이 길어지니 삼도천으로 빠져버린 느낌이구나.
    그래도 좋다...오늘도 커피 한잔을 마시러 가자.
    느낌이 좋다.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