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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에서의 소소한 만남에 대하여
    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8. 12. 27. 19:53

    아메리카노


    그냥, 연구실에 앉아 있었다.
    꼬꼬마랑 놀기도 하고 이래저래 배가 고프기도 해서 뭔가 먹을까 고민도 하고.
    문득 누군가 연구실 문에 노크를 했다.
    옆에 연구실에 Y씨 였다.
    오랜만에 학교 앞 카페에나 가자고 하시네?
    모처럼이고 하니 한번 가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했다.
    예전 같으면 자주 갔을텐데 주인이 바뀌고 가게 이름도 바뀌고 나서는 왠지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Cafe Forest, 한글로 하자면 숲다방?
    좀 웃긴다...풋 하고 웃어도 본다.

    몇번 가지 않았지만 여기에 가면 나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든(듣기에는 30대라고 들었다) 아가씨 한분이 계신다.
    굉장히 친근하게 구는 것이 누구나라도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그래서 그런지 동행한 Y씨와 이야기도 잘 하고 되려 내가 뻘쭘해지는 분위기가...
    본인은 말이다...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왠만해서는 붙임성 있게 말도 잘하고 그러는데 말이다.
    왠지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 이런거였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본다.

    빈 잔


    그냥 이런 느낌이 좋기도 하다.
    타인과 타인의 만남에서는 누군가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고서는 영원한 평행선을 그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가 먼저 다가오려 한다면 일말의 변화가 결국에는 언젠가 만날 수 밖에 없는 교차를 만들곤 한다.
    하루 이틀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언젠가 여기도 익숙한 곳이 될 것 같은 기분이다.

    그 자리는 아님


    연구실에서 퇴근 후 여기저기를 기웃거렸다.
    추운 날씨에 얇은 셔츠 하나에 반코트 하나만 걸치고 온게 죄라면 죄다.
    손가락 끝이 시리고, 호호 입김을 불어도 전혀 풀리지 않는 나에게로만의 추위라면 그렇다.
    서점에라도 가서 뭔가 신간이 나왔나 보려고도 했지만 그냥 하루의 마무리로 카페에 갔다.
    Coffee Factory, 커피공장에...

    윤작가


    언제나 익숙한 곳에는 누군가가 앉아 있다.
    익숙한 커피를 주문하고서 난 옆에 앉는다.
    아, 전에 그분이구나 하는 생각이다.
    예전에 편지를 쓰려고 가방을 뒤적였는데 펜이 없었다.
    그랬더니 친절하게도 사용하던 펜을 빌려주신 분.
    반가운 마음에 가방에 있던 사탕 하나를 건냈다.
    그리고 이야기는 시작 되었다.

    의외로 통하는 부분이 많은 분이다.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찍기를 즐기고, 술을 즐길줄 아시는 분.
    서로의 여행했던 여행과 여행에 대한 여행을 이야기했다.
    사진찍는 사람들이 다 거기서 거기란 사실도 봤고, 어느정도의 정보고 공유했다.
    술은 로얄샬룻을 좋아하신다 한다.
    보통은 일을 마치고 들리는 카페...
    그러기에 역시나 단골...
    나도 단골...

    카페에서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다는 생각이다.
    뭐, 그것이 악연이 아니라는것에 대한 전제가 물론 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이때까지는 카페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악연이 되었던 기억은 없는거 같다.
    언제나(거의가) 혼자가는 카페이지만 카페에는 누군가가 있다.
    사람이거나 혹은 멀리 그리운 그대이거나.
    사실 편지를 쓰려고 가서는 편지는 단 세줄 밖에는 쓰지를 못했다.
    몇시간동안에 이야기를 하고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나고 집에 도착하니 12시가 거진 다 되었다.

    오늘도 난 카페에 있다.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