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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이야기 : 비주류 인생의 커피 혹은 카페 이야기
    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8. 12. 7. 20:08


    <'커피 이야기'에 응모하는 글입니다>

    나는 단지 커피를 좋아하는 한 사람이다.

    직업으로 커피를 만들지도 않거니와
    매니아적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알만큼 지식도 뛰어나지 못하고
    그렇게까지 빠져들지도 않았다.
    다만 일상에 조금의 여유를 만들기 위해 커피를 찾을 수 있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순간에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보통 하루에 마무리되는 시간은 익숙한 커피샵에서의 어설픈 눈인사로 시작된다.
    웃는 얼굴도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우는 얼굴을 할 수는 없고 어설픈 눈인사를 할 뿐이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정말 수백잔의 커피를 마셨지만 아직은 어설픈 눈인사로 소통을 한다.
    그것은 아마도 나의 수줍은 성격과 세상과 소통하기에는 아직 어설픈 혀의 놀림이랄까?

    요즘에 들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카페쇼를 다녀오고서?
    뭐, 그렇진 않다는 생각이다.
    그냥 여러가지 생각들이 요즘에서야 쏟아져 내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을듯 싶다.

    'coffee' 와 'cafe' 는 분위기상으로는 비슷한거 같으나 의미상으로는 다른 단어이다.
    'coffee' 의 경우 커피가 차라는 문맥에서 해석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cafe' 의 경우 장소적인 것에서 해석되기도 하고 커피를  포함하기도 한다.
    내가 마시는 커피는 정의된 커피라는 단어를 의미하기 보다는
    카페의 확장된 의미에서 즐긴다라고 하는게 더 맞을 듯 하기도 하다.

    카페에 오면 여러가지를 즐길 수 있다.

    우선, 주문한 커피를 즐길 수 있겠고 카페의 여러가지 구성들 소품등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카페를 가면 수십 수백종의 커피의 종류가 있고,
    그 각각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즐김은 충분할 수 있다.

    그리고 카페의 단골이 되거나 제법 익숙하게 되면 오너와 한담을 나누거나
    주문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주문을 해 주는 센스를 발휘해서 익숙해져 간다는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혼자서 카페에 가면 얼핏 보기에 할 일이 없어 보이기도 한데 절대 그렇지 않다.
    주위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려오는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그것이다.
    대게가 커플이거나 여자이다 보니 연애나 남자 이야기 쇼핑하는 이야기 등이 있다.
    남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그들의 이야기는 굉장히 재미가 있다.
    때론 능력이 없으면 죽어야 하는구나 하는 비관적인 상상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그것 나름대로 즐거우니.
    알지 못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난무하는데 개인적으로 연애 이야기는 처음에는 귀담아 듣다가 점점 짜증나는 성향이 있으니 오래도록 귀담아 듣는건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다년간의 카페 생활로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도, 교사·의사·간호가·사업가·호스테스·미용실알바·쉐프·기타 등등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러가지 정보를 물어주고 흥미진지하기도 하다.
    오래된 판타지 소설에 보면 Pub에서 정보를 얻거나 한국식이라면 주막에서 이야기를 묻는 것과 같다 할까?

    하나 더 생각하자면 오너의 취향에 따른 즐거움이다.
    괜찮은 카페를 운영하는 많은 오너들은 굉장히 감성적이랄까? 그런 경향이 있다.
    해서 음악, 미술, 사진, 공예 등등에 관심이 많거나 조예가 깊은 경우가 많으니.
    한번 귀를 귀울여 들으면 선곡된 음악이나 음향 시스템이나 가구의 선택, 벽에 걸린 그림, 사진, 소품 등등에서 그런 오너의 습관이나 취향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그것에 스르륵 빠져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되고, 어느새 단골이 되어있다.

    오늘은 커피에 눈사람과 눈이 내렸다.
    들려오는 음악도 캐롤...
    꼬꼬마라도 같이 왔어야 하는 것인지...
    겸사 겸사 나의 카페 이야기를 하는 것도 괜찮지 싶다.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