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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이야기 : 그때도 난 카페에 있었지...
    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8. 12. 9. 01:52


    <'커피 이야기'에 응모하는 글입니다>

    카페를 찾는 이유중에 하나가 마땅히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할 장소가 없을때 아닐까?
    그러다 보니 나에게 카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이며 사람과의 기억이 유독 많은 장소이기도 하다.

    은은한 혹은 따스한 조명, 몸을 깊숙히 뉘울 수 있는 푹식한 의자에 몸을 던지면 마음도 편안해 진다.
    한 오분에서 십분쯤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서 그냥 그대로 눈을 감는다.
    잠이 오려는 바람에 정신을 놓을뻔도 하지만 나혼자서 있는게 아니란 생각에 눈을 슬그머니 뜬다.

    카페라는 곳에서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쏟아내게 된다.
    그냥 서로간에 자잘한 이야기들...
    일상사, 건강, 연애, 학업, 진로, 기타 등등.
    어쩌면 서로에게 무의미하고 피상적일 뿐.
    하지만 무한의 시간이 존재한다면 그 시간동안 무한히 뱉어낼 수 있는 이야기들.
    그러다가 서로의 시간에 맞물리는 이야기를 하게 될때면 한없이 기뻐한다.
    당시는 무의미다 하여도 추억에 시간에 의해 되새겨지고 있는 동안에는 의미가 부여된다.
    그냥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카페에서의 시간은 마법과 같이 지나가 버린다.

    편안한 기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기분 좋은 일이다.
    서류만 오가는 딱딱한 데스크나, 열풍이나 삭풍이 몰아치는 그런 오지도 혹한의 곳도 아니다.
    아늑하게 나와 너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니 마음껏 즐기자 그것만이 행복인듯.

    카페에는 참 추억이 많이 묻어있다.
    특정 공간을 지칭할 수도 있지만 '카페'라는 그 단어에 묻어있는 추억이랄까?

    너를 기다리며 몇시간이나 기다렸던 기억도.
    너에게 쓰던 편지엔 희미한 잉크향이.
    너와함께 숨쉬기 위해 존재했던 공간에 스며든 흔적에.

    카페란 이렇듯 너와 나 우리의 또 다른 기억의 증거다.

    이제 네가 없는 곳에서 혼자 마시는 커피에 익숙해졌다.
    흐릿하게 혼자서만 마시는 커피인데도 향은 여전하고, 푹신한 의자역시도 여전하구나.
    편안한 조명은 눈을 어지럽히지 않고 눈을 뜨지 않은채 그대로 잠들기도 한다.

    지금 나는 카페에 혼자 대화하기 위하여 간다.
    아마 그건 카페와 대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숨쉴 수 있는 그곳에서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 그곳에서
    내가 편히 눈감고 쉴 수 있는 그곳에서
    너와 함께하던 그곳에서
    너를 기억하는 그곳에서
    네가 살아있었던 그곳에서

    카페 안녕...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