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의 바텐딩...

for Freedom/about Myself 2008.11.25 17:39

지금에까지 이어지는 한밤의 혹은 새벽녘의 꿈의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다.

그는 너저분한 방 한켠에 뒹굴고 있었다.
노트북과 보다가만 책가지 몇권, 굴러다니는 반쯤 남은 보드카 한병과 거의 비워진 위스키.
습관처럼 굴러다니는 위스키 한병을 들어서 목을 축이고서야 눈을 뜬다.
바짝 말라버린 목구멍에 위스키를 쏟아부으니 타는듯한 느낌에 눈을 뜨는 것이다.
여느때와 다를바 없이 점심녘이 지날 무렵에서야 부스스한 머리와 함께 말이다.

그는 이름없는 바의 오너이자 바텐더이다.
작은 방 한켠이 딸린 거리의 구석에 위치한 바.
자리는 단지 네개만이 있으며 거의가 친인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모르는 사람은 찾지도 못하며 거의가 예약 손님들이다.
예약이래봤자 으례히 오는 사람들이 오는 것이려니 하는 예약이다.
바의 구석에 하나의 자리가 더 있는데 아무도 앉지 않는 자리다.
바가 열리면서부터 항상 예약으로 표시된 자리이다.
언젠가 돌아올 그의 친구를 위해 항상 예약으로 두는 자리이다.

바는 대부분 그의 기분과 몸상태에 의해 열리긴 하지만 대부분 밤 11시 부터 연다.
설령 폭우가 쏟아져 아무도 오지 않을것이라 생각되는 날씨에도 그는 열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손님은 잘 나가는 영화배우로 그와는 꽤나 긴민한 관계에 있는 남자다.
그 남자는 꽤나 멋진 미소를 가진것으로 더 유명한데 약간은 멍청해 보이면서 순박해 보이는 매력을 가진 미소로, 사람들은 그 미소에 한마디의 말을 열기도 전에 마음이 편해진다고 다들 그런다.
두번째 손님은 젊은 나이에 대학 교수가 된 여자다.
엄밀히 말하면 교수가 아니고 계약직 교수인데, 모두가 교수 교수 그러기에 그도 따라 교수라 부른다.
전공이 무언지 모르지만 여자로서 그 직위를 얻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다들 그런다.
세번째 손님과 네번째 손님은 서로가 친구이고 그와도 친구로 꽤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
한 친구는 셀러리맨으로 대기업에서 일하는데 만년 대리로 회사에서 많은 노고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삶에 대한 무기력증으로 그저 삶을 연명하기 위해 회사에 다니는 수준이다.
또 다른 친구는 개인 사업을 하는데 이탈리아 음식점을 프렌차이즈로 몇개를 운영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서 이 바도 이 친구의 지분이 어느정도 있다 볼 수 있다.

이 손님들 중에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대학 교수라는 여자이다.
바에는 처음와도 자주온다 하고 두번오면 단골 세번오면 VIP 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 여자의 경우 이번이 세번째인데도 왠지 거리감이 있고 꽤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아마도 굉장히 쉬크한 느낌에 그와는 다른듯한 느낌을 받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오늘에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S 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주 메니악한 드라이한 보드카티니를 주문하면서 말이다.

이름없는 바에 오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조주를 할 줄 안다.
말없이 그의 방에 들어가서 원하는 술을 꺼내오기도 하고,
그가 그들에게 부탁을 하여 술을 꺼내 달라기도 하다.
작은 바라서 거의 모든 벽면이 술과 잔의 진열장을 도맡으니.

S 는 오늘 왠지 기분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마티니 이후로 테낄라만 연달아 샷으로 마시고 있다.
혼자서 40도의 테낄라를 반병이 훌쩍 넘게 마셔 버렸다.

바의 조명은 바의 은밀함과 같이 은밀하다.
그리고 붉은 색 아래에서는 서로가 아름답다.
슬픔을 녹여주고 우울한 일상을 아름답게 화장하니.

그는 라임 1/4 조각을 잘라서 길게 베어 물었다.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로 소금을 찍어 입에 털어 넣고서는 왼손으로 S 의 목덜미를 잡는다.
서비스 아닌 서비스로 S 에게 바디샷을 선물한다.
델리게이트한듯한 S 에게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매니악한 테낄라에 라임과 소금과 그의 혀와 함께 자신의 혀와 놀고 있으니.
단지 S 가 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맛을 느끼는 것 뿐이다.

대충 이정도가 기억의 전모랄까?
아마도 지금 혀에 있는 상처 때문에 이런 꿈을 꾸게 되었을까?
아니면 무언가 있을까?
오랜만에 집에가면 테낄라를 한잔 마셔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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