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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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가을의 카푸치노 한잔.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9. 10. 22. 15:18
그냥 가을이라니 가을이지 싶다. 부산에서 옷을 안들고와서 서울에서는 옷을 거의 매번 사서 입는 처지. 오늘은 긴팔티 하나에 남방 하나에 후드집업 하나를 걸치고 왔다. 거리는 그다지 쌀쌀하지 않은데 어디론가 들어가 쉬고 싶다. 점심은 대충 떼웠다. 굴짬뽕밥을 먹었는데 굴이 몸에 좋지 안맞아서 그런지 시름거린다. 활짝 펼쳐진 창들. 들어오라는 듯. 왠지 앉으면 편할듯한 쿠션. 털썩 앉아버리고 싶다. 삐뚤삐뚤하게 적힌 글씨. 라떼와 카푸치노 사이에 잠시 고민한다. 그냥 가을이지? 친구가 마시는 카푸치노 생각도 나고해서 카푸치노. 국립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연구소(Istituto Nazionale Espresso Italiano)의 카푸치노의 정의에 따르자면 에스프레소 샷 25ml에다가 55℃도 정도로 데운 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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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버린 잔을 보는 것 같다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9. 9. 30. 17:15
허전함을 느낀다. 잔이 비워졌다면 그걸로 난 채워졌을텐데. 왜 더한 공허함이 밀려오는 것 같은 것일까. 오후 내 카페에서 맞았단 에어콘 바람 때문에. 시끄럽게 떠들어버린 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허무에. 꼼빠나 메뉴가 없어서 에스프레소에 휘핑크림을 추가해서 얹어서 마셨다. 달콤함을 가장한 그저 느끼함만이 남은 에스프레소. 거의 비어버린 잔에 다시 휘핑크림을 얹어달라고 했다. 달콤함 대신에 느껴지는 차가운 이질감. 역겨움만이 남아버린 잔. 구토. 달콤함속에 감춰진 삶의 구토만이 가득히 빈잔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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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Hop...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9. 9. 28. 18:39
간혹 스스로가 Bar Hop은 아닌데 Cafe Hop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본다. 어느한곳에 안주하지 못하고 늘상 위험에 대비해 뛰쳐나갈 준비하는 메뚜기마냥 여기서 저기로 뛰어다니는...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이 구속된 상황에서 평안함을 추구하기란 쉽지 않고, 그런 분출구가 술이 아닌 쉼을 위한 따뜻한 커피 한잔 우려낸 차 한잔. 어느새 쉴 곳을 잃어버린 나는 여기서 저기로 계속해서 뛰어다니기만 하는건 아닌지. 어느곳이거나 남겨졌던 흔적은 쉬이 사라져 버리고, 스스로에게만 그 흔적이 각인된다는 생각일까? 어느새 나를 기억시키고자 다 마시고난 빈 잔에다 냅킨으로 종이꽃을 만들어 꽂아두곤 한다. 누군가일지 모르는 누군가에게 편한 친구에게와 같은 편지 한장을 써놓기도 하고. 어디엔가 있을 친구를 위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