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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난 인생의 허무에 대해 자주 느낀다. 오늘 이 순간도 생각한다. 나도 이 촛불처럼 언젠가 작아지고 작아져... 사그라져 버릴지 모른다. 뜨거운 눈물만을 쏟아 내리고서는. 찬란한 불꽃은 어디갔는지 없고, 단지 굳어버린 노폐물만을 남긴채. 난 이런 삶에 대한 허무에 대해 느낀다. 그 허무를 위해서 난 살아가야 하는가. 자신을 깎는 눈물을 흘려가며 생존하여야 하는가.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 나는 그 도시에서 단지 생존하는 존재다. 그들과 함게 지내지만 단지 살아간다고는 생각지 못한다. 살아간다와 생존한다. 두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느낀다. 나에게는 이 도시의 모든 존재들이 흐린 잔상과 같이 남는다. 때론 뚜렷하게 각인 될 만한 존재가 한 두가지 씩은 있지만 말이다. (사실 딱히 뚜렷하지도 않다) 대부분의 존재는 단지 흐린 잔상과 같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차가운 공간만이 남는다.
하늘을 나는 새는 언젠가 땅으로 날아 온다. 언제나 자유인거 같아 보이지만 그 자유는 자유가 아닌 구속이다. 하늘이라는 더 넓은 창살 속에서 방황을 하며 힘이 떨어져 추락하기를 기다린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그 추락의 끝에는 또 무엇이 있는가. 언제 였던가? 작년 11월 즈음에 해서였을 것이다. 굉장히 찍고 싶었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담아내질 못했다. 지금도 완전히 소화해 냈다고 할 수 없는 약간의 아쉬움이 묻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