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파트 3층에 산다. 그래서 놀이터고 뭐고 밑에서 크게 들리는 소리는 죄다 들린다. 동네 꼬꼬마 어린이들이 고양이를 잡았다는 소리가 들려 부리나케 달려가 봤다. 언놈이길래 바보같이 꼬꼬마 어린이들에게 잡혀 있는가!!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건 뭐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라는 말이 더 맞겠다... 사람손을 탄 것 같은 아직은 다 커지 않은 고양이다. 그걸 꼬꼬마 어린이들이 잡고선 득의만면한 모습이란. 이거 누구 고양이냐고 물어보니 자기거란다. 오늘부터 내가 잡았으니까...윽
딱히 억한 심정이나 나쁜 마음은 없는 듯 하다. 그래...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는 것이지. 여차저차해서 그렇다!! 라면서 애들을 설득해서 겨우 좀 놓아준다.
그나마 가져온 고양이 간식이 있었는데 녀석이 허겁지겁 먹는다. 제법 굶주렸거나 뭐 그런거 같기도 하다. 손위에 올려 놓고 주는 것도 잘 먹는다. 할퀴거나 그러지 않는 것을 보니 꽤나 인간 친화적인거 같기도 하다.
겨우 마수에 풀려 났다고 생각했는데 애들이 다시 쫓아가서 다시 잡아 안는다. 초록색 티의 꼬꼬마가 범인. 그 외에 두 아이는 고양이가 불쌍 하다며 그냥 내버려 두는 쪽으로 했는데...윽
오만한 인간의 모습이 어린이의 모습에서도 비춰지는 듯 하다. 호기심 반이랄까? 그래도 죄다 먹어버렸다...녀석이 애들은 아저씨 저도 좀 주세요 막 그러긴 한데. 날보고 아저씨라 부르고도 주길 바라다니...훗
이 아이는 또 실험을 한다. 어디서 얼만큼 어떻게 뛰어 내리나.ㅡㅜ 날카로운 발과 이를 가지고도 왜 사용하지 않니 냥아!! 쩝...
아마 이 길냥이 녀석은 이 꼬꼬마를 다시는 보고싶지 않을 것이다. 보더라도 절대 잡혀선 안되리라. 무슨 험한꼴을 당할런지...ㄷㄷㄷ
꽤나 심각하면서도 심각하지 않게도 생각 한 것이다. 사람이 어릴 때 무언가를 괴롭히는건 정상적인 것이라는 글을 본 것도 같다. 그런데 곤충의 날개나 다리를 뜯는 것과 동물의 팔다리를 뜯고 괴롭히는 것은 다르다고 하더라. 아마도 인지적인 대상의 값어치를 뇌에서 암암리에 계산하기 때문일까? 생명의 무게를 단다면 어느 한쪽으로 기울긴 힘들겠지만... 본능적으로 말이랄까?
꼬꼬마를 위해 인터넷 쇼핑도 해야하고... 병원도 가야하는데... 정작 내가 시간이 없고 병원을 가야 할 지경이니.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