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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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카페]망명정부 : 정처없는 자들을 위한 카페Cafe&Tea story/Cafe is 2009. 10. 27. 12:24
언젠가 홍차를 좋아하는 사촌 동생의 추천을 따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홍대 앞에 몇몇 곳이 있긴 하지만 미어터지는 사람에 커피 한잔을 여유롭게 즐기기란 쉽지 않으니까. 한적하게 유유히 걸어서 걸어서 알만한 곳들 몇몇을 휙휙 지나쳐 버린채 망명정부로 발걸음을... 들어가기 전 마구 휘갈긴듯이 씌여져 있는 메뉴판. 얼마나 자유로운가? 주인장 자신의 추사체를 보는듯한 자유분방함이 보인다. 꽤나 오래전에 흘러가버린 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 오너는 커피 한잔을 내리고 손님은 바에서 커피 한잔에 사색에 잠긴다. 뭐랄까...핸드 드립 커피, 손흘림 커피는 왠지 인간적이다. 커피의 향과 함께 인간적인 향취가 묻어나는 듯한. 그래서 진득한 에스프레소보다 더욱 끌리는게 아닐까? (그렇다고 에스프레소를 좋아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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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가을의 카푸치노 한잔.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9. 10. 22. 15:18
그냥 가을이라니 가을이지 싶다. 부산에서 옷을 안들고와서 서울에서는 옷을 거의 매번 사서 입는 처지. 오늘은 긴팔티 하나에 남방 하나에 후드집업 하나를 걸치고 왔다. 거리는 그다지 쌀쌀하지 않은데 어디론가 들어가 쉬고 싶다. 점심은 대충 떼웠다. 굴짬뽕밥을 먹었는데 굴이 몸에 좋지 안맞아서 그런지 시름거린다. 활짝 펼쳐진 창들. 들어오라는 듯. 왠지 앉으면 편할듯한 쿠션. 털썩 앉아버리고 싶다. 삐뚤삐뚤하게 적힌 글씨. 라떼와 카푸치노 사이에 잠시 고민한다. 그냥 가을이지? 친구가 마시는 카푸치노 생각도 나고해서 카푸치노. 국립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연구소(Istituto Nazionale Espresso Italiano)의 카푸치노의 정의에 따르자면 에스프레소 샷 25ml에다가 55℃도 정도로 데운 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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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버린 잔을 보는 것 같다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9. 9. 30. 17:15
허전함을 느낀다. 잔이 비워졌다면 그걸로 난 채워졌을텐데. 왜 더한 공허함이 밀려오는 것 같은 것일까. 오후 내 카페에서 맞았단 에어콘 바람 때문에. 시끄럽게 떠들어버린 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허무에. 꼼빠나 메뉴가 없어서 에스프레소에 휘핑크림을 추가해서 얹어서 마셨다. 달콤함을 가장한 그저 느끼함만이 남은 에스프레소. 거의 비어버린 잔에 다시 휘핑크림을 얹어달라고 했다. 달콤함 대신에 느껴지는 차가운 이질감. 역겨움만이 남아버린 잔. 구토. 달콤함속에 감춰진 삶의 구토만이 가득히 빈잔을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