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에 전화를 하고 교수님댁에 다녀왔다.
말은 틀린말이 아닌 사진학 교수님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지라 자주 같이 식사도 하고, 집에도 놀러를 다닌다.
오늘까지 원고를 낼 일이 있어서 확인차 전화를 드리니.
"D3 함 볼라면 온나." 라고 하시더군.
이것저것 말이 많은건 아니지만 카메라에 대한 것 나아가서는 사진에 대한 것에 대해서는 뚜렷하시다.
이번에 새로 나온 장비를 사용을 하는데 이건 좋다 저건 좋다 막 이러신다.
제자 뽐뿌 넣는것도 아니고 말이다.
사진을 하는데 있어서 장비가 가지는 비중을 무시하지 못하겠다.
사진을 장비로 하는건 아니지만, 그 순간에 담을 수 있는 것들의 개체와 확률 그리고 아쉬움은 어느정도 비례한다.
기본렌즈라고 하는 50mm 단렌즈로 담아내지 못하는건 그다지 없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경우 거의 평생에 걸쳐 50mm 를 생명과 같이 사용했지만.
지금 세태의 변해가는 기술 속에서 단지 그것만을 고집하는 것도 아집일지도 모른다.
사실 지금 나에게도 가장 편한 렌즈는 50mm 이고 그것은 AF 이고 MF 이고 상관이 없다.
조금 더 편하냐 조금 더 손이 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내가 하려는 사진은 그렇게 다이나믹한 사진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정적인 사진 중 하나가 아닐지도 한번 자신에게 되뇌어 본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배운거 중에 가장 자신에게 쓸모있는 여러가지를 가르쳐 주신 분 같다.
사실 사진을 가르쳐 주기 보다는 영혼이 자유로워지는 것에 대하여.
집에 갈 때 즈음에 이것저것 챙겨 주신다.
학교에서 내년 달력 새로 나온거 하나하고,
강원도인가? 그쪽에서 지인이 보내오신 고구마를 주섬주섬 싸 주신다.
"또, 뭐 줄꺼 없나..." 이러시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엘리베이트에서는 고구마를 어떻게 먹을까 하는 생각과.
내년에 카메라를 어떻게 해야할지 사진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하여 고민에 쌓이게 된다.
난 그다지 크게 능력이 많지 않기에 내가 생각한 것을 표현할 방법이 크게 많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