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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겪은 유통기한이 지난것들
    for Freedom/about Myself 2007. 3. 23. 23:03

    오늘 필름을 산 것 외에도 내 삶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이 참 많다.

    먼저 1년여가 지난 펩시.
    이거 마시면 정말 탄산이 없다고 느껴진다.
    한마디로 단물인 것이지.
    그런데 뭐, 먹고 죽지도 않고 시원하게 먹으면 좋다는거.

    냉장고가 두개 있는데 왼쪽에 작년 11월의 우유가 그대로 들어있다.
    사실 이게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사실은 집사람들 모두가 알 것 같다.
    그런데 왜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
    냉장고안에서는 음식이 잘 상하지 아니하여도 이건 아니지 않나.
    안에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한데...
    이건 부글부글 끓지도 않고...
    안에 치즈가 되었으려나?

    비빔면이 몇개가 있었다.
    친구들하고 먹었는데 먹고나니 이런...한 2달 지났다.
    알고 나서는 다들 말이 많았었지만.
    난 뭐 맛만 좋더만.
    사실 면이 좀 늘어진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건 찬물에 제때 헹궈주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커피를 마시다가 친구가 찾은 연유.
    난 사실 그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연유는 농도가 높은거라서 썩지도 않는다고.
    그래도 먹고 나서 이상하다고 투덜대는 모습을 보자면 이상하다.
    아직도 연유는 냉장고에 그대로 있지만서도 말이다.

    그러고 보면 예를 든 것들이 죄다 먹는것들이다.
    사실 현실에서 유통기한이란게 딱히 지켜져야 하는 것들이 가장 민감한 먹는 것들이니.
    그런데 유통기한 이라는 유통을 할 수 있는 기간이지 그것이 지났다고 썩는건 아니다.
    사람들은 왠지 유통기한이라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다.
    나같이 썩지 않으면 먹을 수 있다라는 신조를 가지지 않은 이상에는 말이다.
    난 그래도 맛에는 꽤나 민감해서 탈이 날 것 같다 싶으면 먹지는 않는다.
    거기다가 탈이나지 않는 대부분의 것들은 충분히 맛이 있었다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것들 외에도 여러가지가 존재하고 지금도 삶에 있다.

    자신의 삶을 한번 되돌아본다.
    내 삶에 과연 유통기한은 얼마나 될까.
    내 몸의 유통기한은 또 얼마일까?
    썩어가는 이 마음의 유통기한은?
    이미 지날대로 지나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유통기한이 지나버렸다는 것은 누가 정의한 것일까?
    우리가 먹는 음식이 썩어 다시 거름이 되고 다시 먹는 음식이 된다는 것.
    그것에는 과연 유통기한이 존재할까?
    나의 말들은 언제나 괴변일 수 있다.
    이런 나의 말들의 유통기한의 내 마음대로다.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