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힘들다란 막연한 느낌이다.
몸이 극히 피로한건 아니지만.
무언가 큰 고민이 있는건 아니지만.
막연함에 대한 힘들다는 것.
그만큼 나를 누르는 것은 막연하기에 모른다와 비슷함.
그것은 얼만큼의 무게인지 짐작할 수 없을만큼 거대하기도,
그리고 딱히 신경쓸 정도가 아닌 가벼움일 수도 있다.
오늘 내 정신이 내 정신이 아니었다.
그저 농협에 간 김에 남포동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가는길에 만난 지인 한분과 말이다.
그리고 거리를 거니나.
다시 헤어짐과 만남이 교차한다.
또 다른 지인 두 분과 함께 얼마간 있었다.
그리고 헤어짐이 있었다.
홀로 던킨에 들어갔다.
간단한 커피 한잔과 마광수씨의 "운명"이란 책을 손에 든다.
필연을 가장한 운명론적 체념자.
그 책을 보니 지금 내 상태가 그런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그냥 게임방에서 뭘 하는지 모르겠다.
집에 인터넷이 안된다는 핑계로.
단지 내가 모르는 공간에 들어서고 싶었을지도.
모두가 시끄럽지만.
사실 그렇기에 지극히 작은 내 마음의 소리가 묻혀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잠시 세상을 향한 귀를 닫자.
그리고 나의 내면을 향한 귀를 기울이자.
그러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창현아 사랑한다.
힘들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