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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을 찍는 다는 것
    PHOTO/Photo & Camera 2006. 9. 27. 23:29
    그건 참으로 오묘하고도 복잡한 수학과 같은 것 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냥 대상을 놓고서 찍으면 되지 하면서도 한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나서는 "이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냐!" 하며 매몰차게 뒤돌아 서기도 한다.

    엊그제 필름 한롤을 카메라에 감았다.
    바로 그 엊그제 산 ZENIT 12XPS 란 카메라에 말이다.
    동독제라 그런지 굉장히 투박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독일 하면 생각나는게 말벌의 장갑 같다."는 친구의 말을 들어서인가?
    여하튼 감긴 필름은 TMAX 100 이라는 흑백 필름이지.

    이놈의 필름이란 존재가 굉장히 사람을 민감하게 만든다.
    디지털 바디로 찍어 놓으면 바로바로 확인도 가능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찍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이 필름 바디는 그게 아니라는 말씀.
    자신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짜여진 스토리에 따라서 사진의 구도와 노출을 만든다.
    굉장히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디지털과는 다른 남다름을 준다.
    지금 사용하는 것이 굉장히 구식이라 그런지 몰라도,
    리와인딩 레버를 통해 리와인딩되는 느낌이 좋다.
    그리고 셔터릴리즈 버턴을 누르고 미러가 올라가면서 셔터가 열렸다 닫히는 것의 짜릿함.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현상할 것에 대한 영상에 대한 기대감이랄까?
    그래, 어쩌면 상상일지 모른다.
    아직 사진의 영상 자체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아서 이어서 그런 것일까?
    지금 찍는 사진의 영상이 정확히 어떻게 될 것이라는 그런 예측은 하진 못한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감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나 가슴을 뛰게 만든다.
    의도하지만 의도하지 않음이랄까?
    순간을 잡는다지만 사실 순간은 지나버리고 허무함의 공간만을 담은게 아닐까?
    그런 사색들도 나를 기분좋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이래 저래 생각해 본 바로는.
    지금 나에게 사진이란 한없이 복잡한 수학문제이기도 하고,
    느끼면 느끼는 대로 가는 자연스러움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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