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에 꽤나 아팠다.
그래서 출입도 뜸하고...재미있는 기억이라곤 없이 뇌는 미드로 포맷되어 버렸다.
간만에 일도 할 겸 몸보신도 좀 할겸 나와봤다.
카페에는 금방 열어서 그런지 사람도 없이 한적했었는데 이제 금방 차 버렸다.
늘상 주문하던 커피를 한잔 주문하고서는 이제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커피의 향을 맡는다.
들어올 때 언제나 날 오랜만에 본다는 사람이 있다.
오늘은 이분이 오픈이구나!!
몸이 안좋아서 한 한주정도 오지 않았나? 그런데도 오랜만인데요!!
이분은 예전 같았으면 매일 오다 하루 안오면 오랜만이고,
일주일이면 백만년 만이네요!! 라고 했을텐데.
맛집 순방과 복습 덕분에 뜸해진것도 사실이니까.
엊그제는 몸이 안좋아서 얼굴이 검었는데 "어디 여행 갔다 오셨어요?"
태국이나 뭐 그런쪽으로...컥
오늘은 "아, 역시 어디 여행 갔다가 오신거 같은데?"
어쩌라고.ㅡㅜ
그래도 덧붙이는 말 덕분에 즐거웠달까?
"그날 오실꺼죠? 작년에 제가 받았으니..."
아, 네...난 당연 그날이 뭔지 몰랐고, 간다고 했는데...
<가볍게 커피를 즐기자 어려운건 싫다> 라는 토론회를 여기서 해서 거기 참여의 의미였는데.
생각해 보니...아!! 발렌타인데이가 몇일 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들이야 여담이고, 사실 본담도 없지만...오랜만에 카페에서 글을 끄적이는거 같다.
편지도 다 써 놓고 보내지 않는 센스를 보이고 있고 말이다.
그날에 맞춰서 편지도 보내볼까 생각도 하고...
발렌타인데이니까...다른 선물은 몰라도 편지 정도는 보낼 수 있달까?
지금도 당장 달려 나가서 보내면 되지만 왠지 아직은 아쉬움이 있으니까.
편지지를 찾다가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수첩을 하나 샀다.
새로쓰는 편지를 포켓북에다 쓰려니 너무 많고 그래서 작은 수첩 하나.
수첩 하나 가득 끄적여서 편지도 보내봐야겠다.
아마...한 2-3달은 걸리지 않을가 하는 생각인데.
어떻게 보면 의미없는 단어들의 나열이요, 공허한 외침일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은 그 사람만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위한다는 것이니까.
짧은 혹은 짧지 않은 끄적임을 읽을 동안에라도 진심이 된다면 좋겠다.
나의 편지는 나의 일상이자 고백이요 증거이기도 하니까.
오늘도 여전히 커피는 부드럽고 사람들과의 보이지 않는 격리는 아프다.
어느 수필에서 보듯 보이지 않는 벽 때문에 괴로워하는 글쓴이가 생각이 나기도 하고.
이런 상투적인 생각들은 상투적이지만 스스로를 생각하기에 아주 좋기도 하니 자주 하는데.
요즘은 대중속의 고독이 아니라...대중은 고독으로 만들어 버리려 한다.
덕분에 사진도 장노출 위주에 거리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 흐릿하게 만들어 버린다.
카페라떼에 그려진 그림은 차숟갈로 몇번만 휘휘 저어주면 경계가 모호한 추상을 보게 한다.
그러하듯 일상이 그러하고 사람과의 관계가 그러하고 자신과 자신의 관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도 나는 나의 지껄임을 잊지 않는다.
이곳 카페에 존재하는 시간도, 지금 사람들의 시간도 언젠가 사라져 버릴 것이다.
존재는 사실 존재의 의미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