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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현동 안동네를 가다 : 달동네는 더 이상 달동네가 아니다?
    Travel/Korea 2009. 1. 12. 23:50


    갑자기 기록...하고 싶어졌다.
    언제인지 아니 곧 부산을 떠날 것 같다는 생각에 내가 근 10여년 동안 살아왔던 부산을 기록.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하나씩 기록하기 위해서 조금씩 조금씩 기록하는 것.
    그리고 언젠가 부산에 여행 올 자유로운 여행자들을 위한 작은 배려라고 할까?
    조금씩 기록하고 일정을 잡아보는 것도 괜찮을테니까.

    일요일 문득 생각나서 훌쩍 가 본 문현동 안동네를 2-3번에 걸쳐서 한번 살펴 볼까?


    문현동 안동네에 가는 버스는 마을버스 10번.
    서면에서 가는 법은 서면 지하철역 7번 출구에서 나와서 마을버스 10번을 타면 되는 것.
    영도에서 오자면 꽤나 걸리는데 그래도 버스-지하철-마을버스 이렇게 환승을 통해서 하면 저렴.


    전포고개에서 내려서 고개쪽으로 조금 올라오다 보면 '문현동 안동네 벽화거리마을'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2008년에 부산시에서 주관한 도시경관 개선 사업의 시범사업장으로 선정 되었달까?
    칙칙한 달동네가 아니라 꽤나 산뜻한 느낌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벽에 벽화가 그려진 것은 아니라 구석 구석에 칙칙한 느낌도 없잖아 많다.
    여느 달동네가 그렇듯 어둠을 품고 사는 것 같기도 하달까?
    그래서 빛을 바란다고해서 달동네라 불릴지도...


    이리이리 벽화들이 곳곳에 있는데 봉사자들과 지역 주민에 의해 조성되었다.
    2008년 전기에 작업된 것으로 아직 크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홍보를 하고 조금 더 꾸민다면 관광 자원으로도 사용할만하달까?
    벽화 위주겠지만 말이다.
    벽화 포스팅은 다음번으로 ~
    이번 포스팅은 마을의 전체적인 경관과 분위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01

    입구쪽 전봇대 전선에 까치가 꽤나 많이 앉아 있다.
    잘못했으면 정말 봉변을 당할뻔도 해서 전선 밑으로는 되도록이면 안가는게 좋다.
    거의 1분 간격도 안되서 새똥이 떨어지다니...정말 후덜...


    벽화도 좋은데 꼭 이렇게 벽화에 낙서하는 사람이 있다.
    심미적으로 좀 괜찮으면 모르겠는데 허접한 낙서는 지양을 하는게 바람직할 듯.

    01

    몰랐는데 여기 '정부공인:한국도사견투견등록본부'가 떡하고 있다.
    요즘은 투견장이 어딨는지도 모르지만 투견등록본부가 있는걸 보니 어디선가 투견 시합도 있나보다.
    이거 때문인지 동네 전체에 개를 기르는 풍조가 다분하다.
    고양이는 길냥이 하나 본게 다임.

    01

    재활용 센터인가? 쓰레기 수집장인지 잘 구분이 안간다.
    들어가서 오른편에 개 한마리가 있었는데 까멜레온같이 은신에 능하다.
    갑자기 멍 하기에 정신이 멍 해졌다는...
    그런데 목줄이 정말 안타깝다.
    이렇게 두껍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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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 풍경은 딱히 시골에서도 보던 풍경이고 별달라 보이진 않는다.
    다만 조금 가파르달까?
    그리고 사용되는 자재가 조금은 위태해 보이기도 하다.
    어렸을적 공사 현장에서 시멘나르고 벽돌 나르고 했던 것도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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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목에는 또 개 한마리가 으르릉 거리더라.
    물배달온 아저씨가 참 피곤하게 서 계셨는데 개 때문에 못지나가시다가 모종의 협의가 이루어졌는지 지나가셨다.
    나한테는 안 으르릉 거리던데...쩝


    벽화 외에 본 유일한 고양이...기르는건 아닌거 같고 길냥이 같아 보인다.
    아마도 개가 많이 사는 동네라 좀 팍팍할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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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주도 달아놓고, 장독대도 있고 익숙해 보이는 풍경.
    하지만 그 속에서 뭔가 모르게 이질적인 느낌을 받기도 한다.


    개밥인데 빨간밥이다.
    잘못하면 피똥싸겠다.
    추위에 부들부들 떨던 불쌍한 녀석인데 기특하게도 집을 떠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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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초적인 색감의 빨래들.
    그러고보니 내복을 안입고와서 추운건가 싶기도 하다.
    안입긴 해도 일년에 한두번 정도는 꼭 입게 되기도 하던데 말이다.


    이 동네가 만들어지던 시절이 비슷해서인지, 사는 사람들 처지가 비슷해서인지...
    집들도 비슷비슷하고 파란 물통이 눈에 띄인다.
    내가 사는 이 동네도 아파트 빼고는 거의 이동네와 비슷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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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어쩌면 어느 동네나 다 보여주는 그런 풍경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바로 옆의 아파트와는 너무 비교되어 보이는 풍경에 왠지 모를 느낌을 받는다.
    어차피 나완 상관 없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지만.
    차가운 날씨와 함께 낯선 거리는 얼어붙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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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도 어둑 어둑 해지고...해지고...
    추운 날씨에 더 해 좀처럼 눈내리지 않는 부산에서 올 겨울 통털어 두번 본 눈 중 한번을 보았다.


    돌아오는 길은 만물슈퍼 앞에서 138번을 타고서 서면으로.
    차가운 몸을 녹이고, 장갑도 벗고서 시린 손끝을 데웠다.
    순두부 한그릇 말아먹고 커피샵으로...그건 새벽에 올렸구나.ㅋ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