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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이샤의 추억
    Review/Movie 2006. 2. 2. 01:37
    게이샤는 뭘 원하거나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
    게이샤는 떠도는 세상의
    예술가일 뿐이다
    그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손님이 원하는대로 즐겁게 해준다
    그 밖의 나머지는 그림자다
    나머지는 비밀인 것이다


    게이샤라는 직업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기예를 파는 여자. 일명 기녀라고 일컫는다. 여기서 소개하는 게이샤라는 것은 영화를 통해 포장되어졌을 뿐 기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자신의 기예를 팔아 보고 듣는 이를 즐겁게 하는 것이 바로 그녀들의 존재 이유이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창기와 다른 것은 그녀들은 몸을 팔지 않는다. 몸을 파는 순간부터 천한 창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여기 '게이샤의 추억'에서는 일본의 기녀인 게이샤를 영화를 통해 미화함과 동시에 색다른 그리고 또 다른 미의식을 가지는 무엇인가를 창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치요(장쯔이 어린 시절)는 너무 가난했다. 바로 그것이 죄였다. 어디서나 그러듯 가혹한 시대는 약자에게 가혹한 운명밖에 선사하지 않는다. 시대와 사회의 약자인 치요는 부모에게 늙은 게이샤에게 팔려 게이샤라는 직업을 강요 받게 된다. 그것은 더 이상 기댈 곳 없는 자의 창기 외에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막다른 길이다. 하쯔모모(공리 역)는 왜 그렇게도 치요를 괴롭히는지 알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치요의 순수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쯔모모 자신도 한 때 순수 했던 시절을 기억하며 자꾸만 더럽혀져 가는 자신의 순수를 보며 그 안타까움을 치요의 순수를 괴롭히는 것에서 찾지 않았을까?

    사유리(치요의 게이샤 적 이름)와 하쯔모모의 대립되는 구도는 굉장히 일반적이다. 하지만 사유리가 게이샤가 되기에 결심한 회장과의 만남. 그리고 한곳만 바라보는 순수의 사랑. 하쯔모모의 방해. 회장의 사유리를 위한 안배. 하지만 사유리의 순수는 회장이 아닌 다른이에게 의해 깨어지고 만다. 바로 회장의 절친한 친구인 노부에 의해.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굉장히 큰 것이다. 보통 일반적인 연애물에서 여자 주인공의 순수는 남자 주인공에 의해 깨어지고 결국 그것은 더 큰 사랑으로 발전 되게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친구에게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고 여자 주인공의 순수는 깨어진다. 이것이 이 영화에서 보는 스토리성의 재미 중 하나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생각이 억지 같기도 하지만 ^^;;

    개인적으로 영화의 전체적인 빛이 마음에 들었다. 은은한 불빛들이 말이다. 그것은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한낮의 태양의 순광이 아닌 아침의 안개에 스며드는 듯한 은은한 빛, 오후 녁의 구름에 가리운 부드러운 빛, 해질 녘의 어느 한 곳을 비추고 있지 않고 편안함과 신비를 주는 빛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확산광 이라는 말씀. 카메라에 다들 SOFT FOCUS 필터를 하나씩 다 단 듯한 느낌이랄까? 이 부드러운 빛 때문에 영화 자체가 굉장히 포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성장기에 비해 절정과 결말이 조금 짧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하쯔모모의 연기가 더 좋았지 않나 싶다?

    태양에게 더 밝게 비추라거나
    비에게 덜 내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남자에게 게이샤는
    절반의 부인일 수 밖에 없다
    밤에 남자들을 섬기는 부인은 있다
    하지만 친절을 배우게 되는 것은...
    한창 불친절하고 난 다음이다
    작은 여자애가 자신이 알던 것
    이상으로 용기를 냈던 것은...
    기도가 응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걸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결국 이 모든 추억은 여제의 것도
    여왕의 것도 아닌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다른 종류의 추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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