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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산은 없었다
    PHOTO/My Photo & My Life 2008. 6. 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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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내리는 비는 공평한가?
    그렇다라고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날이 쨍할때는 짚신 파는 아들이 웃고, 우산 파는 아들이 운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아니하야 언제나 그런것도 있다.

    나는 비가 좋다.
    후두두둑 떨어지는 비를 맞는다는 것은 내 삶에 있어 로맨스다.
    또한 자유롭기 바라는 대지에 축복이자 생명이리.
    그래서 나는 우산 없이 그저 거리를 걸으며 비를 맞는 것을 좋아한다.
    옷은 젖어가고 입술은 새파래져 가는데...

    어제 비가 오기 전에 자칭 노숙자라는 아저씨와 이야기를 조금 나누게 되었다.
    언제나 공원에 고양이들을 찍으러 가면 있곤 하고 행색이 남루하지 않아 노숙자라고 보긴 어려웠으니.
    밥은 용두산 공원 절에서 아침 저녁 주니 두끼는 해결하고,
    부산진역에서는 아침 점심을 주니 점심을 챙겨 먹으러 가면 되긴 한데 그러려니 배가 꺼진단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노숙자는 비오는 날이 싫단다.
    추운것도 싫지만 비가 오는것도 싫단다.
    딱히 잘 곳이 없으니 공원의 벤치가 집인데 그 집에 비가 센다 생각해 보니 끔찍하다.
    난 어디가나 대지에 드러누워 이곳이 나의 집이다 라면서 삶을 살았는데.
    이런 에로 상황에는 참 나도 난감했던 기억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교회에 가니 방을 하나 잡아 준다고도 하는데 모르는 사람이 그렇게 해 주는것도 어색하고,
    아는 사람 집에 가서는 빌붙어 있기도 행색이 궁색한거 같아 싫으니.
    참, 사람이라는 동물은 이렇게 불편한거 같다.

    비는 내리되 희비는 갈린다.

    가출한 애들은 이 내리는 비에 어디서 자는지 모르겠다.
    젊으니 몸걱정이야 둘째 치지만, 거리의 비를 피하다 범의 아가리로 기어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다보니 세상 참 살아가는 것이 좆같다.

    단지 나에게 내리는 그것이 비인지 눈물인지 가름하지 못한다는 것이 일그러진 웃음만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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