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도 봄이라 문득 꽃이 찍고 싶어졌다. 모처럼 먼지만 묻혀가던 카메라도 꺼내고, 잘 사용하지 않는 망원렌즈도 꺼냈다. 팍팍한 시간...자유롭지 않은 시간... 그냥 하늘을 바라보았고, 그곳에 목련이 있었다. 난향같은 향기가 있어 목란이요,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하여 목련이다. 옥같이 맑던 꽃잎은 시들고 지기마련이다. 그냥 그래서 슬펐다. 하늘은 이다지도 푸르고 높은데.
막연히 떠나자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카메라를 들쳐메고 어디론가로 떠나고 싶었던. 그렇게 멀지 않은 바다엘 갔다. 해안 산책로를...걸었다. 뭐랄까? 아무도 찾지 않는 바다랄까? 흐린 바다와 사라져가는 파도와 스며드는 빗방울. 감상적이 되어버린채 나의 감성도 그렇게 파도에 휩쓸리는 날이다.
비오는 만큼 마음도 무겁기 마련이다 비오는 만큼 발걸음도 젖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