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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필름을 현상했다. 평소에는 하늘 사진을 찍어도 그렇게 찍어대진 않는데. 필름의 대부분이 하늘이더라. 구름에 가리인 하늘 그리고 숨은 태양의 광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절묘한 투과성에 "아, 언제나 아름답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작은 카메라에 담긴은 과연 하늘인가 혹은 하늘을 담으려는 마음인가 싶기도 하다.
아빠 엄마. 그냥... 피상적으로 어버이 날? 이라서 사랑한다고 말하긴 안타깝다. 어제도, 그제도 사랑한다고 말했으니까 사실 어버이 날은 의미가 그다지 없다. 단지 안타까운건 아들내미가 10여년이나 사진기를 잡고 찍었지만... 그 흔할 수 있는 가족사진, 엄마 아빠 사진이 제대로 없다는거랄까? 좀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다... 일단 집에 갈때마다 찍어야겠다.
때론 험난하던 바다도 시간에 갇혀 잠잠해져 버렸다. 내가 딛고 걸으려면 걸을 수 있는 단단한 극지방의 얼음마냥. 그 바다에 서서 젖음이 젖음이 아니게 되는 나를 상상한다. 실상은 이것도 저것도 다 바다임은 다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