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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라는 바라다는 것에서
    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7. 11. 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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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하얗듯 파란 바다, 은빛에 모래, 철썩거리는 파도, 떠내려 갈 듯 위태로워 보이는 의자 하나, 무리지어 다니는 몇마리의 갈매기, 새하얀 돛을 단 배, 어디선가 들려오는 블루스, 바람이 연주하는 또 다른 즉흥, 빛나는 태양, 검은 구름, 눈물 같이 떨어지는 비, 다시 부는 바람, 휘몰아치는 파도, 바다는 그곳에 없다고 바다를 부른다, 그리고 나

    진한 커피 한잔을 두 손에 꼬옥 쥐고 있습니다. 갓 만들어낸 듯 향이 좋습니다. 선선히 바람이 불어서 그저 모래바닥에 벌러덩 누워버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내 모래바닥에 누워버립니다. 손에 모래를 쥐려면 얼마 잡지 못하고, 모래는 이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 버리는 것이 못내 아쉬워 다시 쥐어 보지만 그건 다만 나의 욕심입니다. 진한 커피향에 몸이 훈훈해집니다. 따뜻한 온기에 이내 겨울로 들어선 세상에서 단지 나 혼자만을 돌봐줍니다. 한모금에 스르륵 눈을 감아 귀를 기울입니다. 마음이 들려 오는 것 같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묻어나는 타인의 마음이, 혹은 바다에 쓸려오는 파도 소리에 묻어나기도 하지요. 이 순간만은 타인이 아닌 하나가 되는 듯한 기분입니다. 간드레 만드레 주는 바람에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커피는 아직 식지 아니하고 이 낭만을 즐기는 순간을 빛내주는 아마도 연주회에서 들을 수 있는 콘트라베이스의 진중한 향 같군요. 언제나 소외당한다 생각할 수 있지만 빠지면 재미가 없어지는 인생이라는 듯. 진중한 같은 느낌의 말입니다. 빠져나가버린 모래들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달랠 수 없습니다. 왜 이렇게 욕심을 내야 했던지, 자신에게 염증이 느껴지기도 하며 말입니다. 참 허무하단 말을 달래며 들어갑니다. 갈매기 녀석들은 왜 그렇게도 끼룩이던지. 참내. 이녀석들도 무언가 함께 있어도 불만이 많은 모양입니다. 달래 줄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래 이리와 봐라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하고 싶으냐. 응? 그래. 알겠다. 그래. 그런거야. 이녀석들도 알게 모르게 고민이 많습니다.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죠. 단지 치열하다는 그 말로는 무언가 무리가 따르는 모양입니다. 짭짜름한 바닷물은 달짝지근 합니다. 짜야할 것인데 왜 그렇게 단지. 아마도 세상에는 슬퍼 우는 사람 보다도 기뻐 우는 사람이 많은 것 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기뻐 우는 사람은 이렇듯 바닷가에 서서 눈물을 흘리는 지도. 단 몇프로의 눈물에 이렇게 바닷물이 달 수 있다면 나라도 매일 울겠습니다. 기쁨에 눈물을. 커피가 다 식어버렸습니다. 이내 단숨에 해치워 버립니다. 얼마 남지 않은 커피였지만.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이 온거 같습니다. 눈물을 떨구고 조금 더 달짝지근한 바다를 기대하며 살그머니 미소를 지어도 봅니다. 아직도 그치지 않고 울어대는 갈매기 녀석들을 위해서도 몇방울 눈물을 더 떨구어 봅니다. 그러면 고기가 더 많이 올지도 몰라. 고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말입니다. 문득, 어둠이 와 버리면 어떨까 생각도 해 보는데 하늘의 태양은 구름이 반쯤 가렸습니다. 어둡지도 그렇게 밝지도 않고 은은한 빛이 좋음입니다. 달이 저 하늘에 걸려 있고, 별은 촘촘히 마치 흩뿌려 놓은 진주가루마냥...

    미련은 단지 미련으로 남을 수도 있으며, 행복은 단지 행복이 아닐 수도 있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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