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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기억, 향수, 그리고...
    for Freedom/Passing by 2007. 10. 9. 20:19

    거리의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만 본다.
    오늘도 난 언제나와 같이 일상이 시작되었다.
    평소 보다는 아니 늦었던 요즘 보다는 30여분 정도를 일찍 시작하여서 그런지 버스가 붐비지 않는다.
    이런게 여유인가?
    조금의 수고로움으로 여유를 느낀다는 것은 역설 아닌 역설이리라.
    내리기 바로 직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리기 한코스 전이다.
    단발의 어린 꼬맹이가 버스에 탄 것이다.
    어디였지?
    단정하게 머리에는 삔을 가지런히 꽂아 놓았다.
    약간 무표정하다고나 할까?
    주근깨가 가뭇이 조금 보이는 것이 예전에 어디선가 보았던 느낌이다.
    굉장히 활발하다는 그런 이미지와 함께 말이다.
    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한번 불이 붙었다 하면 인정사정 없이 괴롭히던 개구쟁이.
    어디서 본 이 일 수도 있지만 아는 이 이지는 않으리라.
    사실 부산에서 아는 중, 고등 학생이 얼마나 되리?
    특징적으로 코 끝이 약간 올라갔는데 전체적으로 강아지(특히나 푸들) 같은 인상을 준다 할 수 있다.
    흰색 교복 셔츠와, 곤청색 치마.
    짧지는 않은 치마로써 요즘의 일명 까진 혹은 잘나가는? 등등과는 거리가 있는 듯한 디자인이다.
    극히 평범하다고나 할까.
    이런 스타일이 요즘에는 더 튀는 것일까 라는 반문도 해 본다.

    어디에서나 쉽게 맡을 수 있을 거 같은 포근한 향이다.
    마치 달콤함은 솜사탕과 같이 달면서도 그 부드러움이 충만한 것이다.
    살랑이는 봄의 기운이 일순 그곳에만 다시 온다면 그것은 환상일까?
    그이가 봄이라면 그곳도 봄이리.
    그렇지 않은가?
    순간의 옅은 향기 치고는 나의 뇌리에 너무 깊이 새겨진다.
    나의 발걸음은 어느새 멈춰 있었고, 시선은 뒤로 돌아가 있었다.
    시선은 다급히 한 곳을 바라보기를 바랐다.
    후각이 가르키는 방향은 어디지?
    예민하게 반응하라, 그리고 잽싸게 포착하라.
    조금은 수수하게 단정하지만 기품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큰 기품 보다는 다정함이 더 그리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맞은 편 친구로 보이는 이와 식사를 하며 무에 정겹게 미소 짓는지 말이다.
    다가가서는 혹시 어떤 향수 사용하십니까?
    혹은 어떤 샤워코롱을 사용하십니까?
    라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로 결정 지어질 문제가 아니란 것을 감성적 나의 직관은 알고 있는 듯 하다.
    인위적 향으로 인해 비슷한 향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진정한 향은 그 사람의 성품과 삶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 향을 잊을 수 없는건 사실이다.
    너무나 달콤해서 마치 나 자신이 버릴 듯 한 그러함.
    그 포근함에 감싸인다면 다시 헤어나오지 못할 마수로 돌변하게 될 것이라는 것.
    한 순간의 기억으로 추억으로 기념한다.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