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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 바이러스 (Anxiety virus) - 성유진 회화전'을 다녀오다.
    Review/Exhibition 2007. 8. 17. 23:11
    불안 바이러스 안에서

    불안 바이러스 안에서

    제목과 같이 성유진 작가님의 회화전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작업하시는 분인데 이렇게 부산에서 회화전이 열린다기에 냉큼 다녀온게지.
    이리저리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작품을 보게 되니 웹상에서의 느낌과 확연히 다르더구나.
    직접 캔버스에 작업이건,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 보이는 것이든 같은 작품이지만 역시나 맥락이 다르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사진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순수 예술의 영역이든 아니든.)
    오늘에 가장 중점을 둔 점은 오랜만에 전시회에 갔다는 것이다.
    이리저리 할 일들은 이미 어제로 거의 마무리가 된 상태이고, 오늘은 느긋하게 즐겨 보자고.

    최악의 조건은 부산 지방에 내리고 있는 폭염 주의보이다.
    무려 35도를 육박하는 날씨에서 외출이라니.
    밖으로 나가기도 힘든 상황에서 장장 1시간여에 걸쳐서 영도->광안리로 나가다니.

    먼저 특이할만한 사항은 작품의 설치에 있다고나 할까?
    작품의 위에 트랙백 주소가 있다는 점이다.
    어떤 작가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작품을 말하겠는가?
    아마도 이 트랙백이란 것을 통해 웹 상에서 영원히 살아 숨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트랙백이란 것이 같은 혹은 비슷한 감정의 공유.
    그것을 통한 상호 대화에 있다.
    나도 딱히 트랙백이란 것을 자주 애용하지는 않지만,
    (아마 나 자신의 아집과 서투른 대화의 방법에 있을 듯 싶다)
    이런식으로 대화를 풀어나가는 것도 작품에 생명을 주는 한 방법일 듯 하기도 하다.
    작가님이 workshop 에서도 언급하셨던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띄이는 것은 전시하는 공간적인것에 있다.
    '반디'라는 전시 공간은 먼저 있던 것이 목욕탕인 것이었다.
    꽤나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세련되고 고급적인 공간을 대다수의 사람들은 지향하는데 이건 신선하달까?
    그대로 깔려 있는 타일, 화장실이었을 것 같은 공간에 비좁게 전시된 작품.
    (아아,,,목욕탕이었던가. 거의 땀으로 샤워를 했다. 그게 안습이라면 캐안습.ㅡㅜ)
    사실 작품에 대해서는 이러니 저러니 말하고 싶은 생각이 별반 없다는게 내 생각이라면 생각이랄까?
    그렇다고 내가 무뇌하다는 사실은 아니지만.
    작품의 이해란 범인류적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도 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발현이라는 것에서도 접근해 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감하지 못한다면 나에게 있어서 쓸모 없음이 아니다.
    그리고 그 공감이란 것이 작가의 표현과는 다르게 나에게는 다른 의미로서도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쩝, 이러쿵 저러쿵 하지 않는건 사실 심리적인 자기 방어기재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군.
    실상 나에겐 작가의 작품중 몇몇이 가슴에 스며드는 것이 있기도 하였고,
    그 작품들에 대해서는 마치 virus 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나를 감염시킨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이 불안감이든 불안감을 몰아내는 vaccine 이든 말이다.

    그나저나 오!! 성유진 작가님 멋지신걸?
    파란색 나시에 주름진 긴 청색의 치마 그리고 삼선 슬리퍼.
    머리카락은 어깨를 약간 넘을 듯 한데 질끈 묶은 약간(혹은 많이?)은 고집이 있어 보이는 인상.
    그러면서도 왠지 음, 청초해 보이신다고 할까?
    workshop의 PT를 하실 때 말을 잘 못하신다고 하셨는데 전혀 아니잖아?ㅋ
    목소리도 귀를 기울이게 하는 마법과 같이 작은 목소리랄까?
    (포켓북에는 감상도 있지만 이런 글들이 더 많구나.ㅡㅜ)
    여하튼 off에서의 얼굴은 처음 뵜는데 5시 경에 갔을 때 사인을 받아놓지 않은게 참 아쉽다.
    그때는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하시던데 본인이 꽤나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서 그랬던겐가?
    (이봐 거기 그건 아니라면서 돌 던지지 말라구.ㅋㅋ)
    다음에 언제 기회가 되면 받아야지.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린 카페에서 글을 끄적이며 스쳐지나가는 생각으로
    '불안이란 연속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연속의 단절에 대한 감정일 수 있다.' 라는 생각도 들더라.
    여하튼 나는 아직도 많이 불안하다.
    오늘 지금이 불안 하기에 내일이 행복할 것인지도 모르겠다.
    3년정도 작업 하신다고 했으니 나도 불안에 대한 포스팅을 해 보고 싶다.
    사실이 나는 불안하니까.
    반디 앞에서

    반디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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