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는 비가 내린다.
투명한 우산을 들고 집을 나와서 비가 내리는 거리를 헤멘다.
혼자인 거리에서 배는 고파져서 밥도 먹어야 할 것 같고.
마냥 피곤하기만 한듯한 두 다리는 접어야 한다.
간단하게 버거 하나랑 맥주를 주문했다.
버거 하나 주제에 왜 이렇게 늦는건지.
간만에 마시는 코로나는 너무 닝닝하다.
산뜻하게 채워줄듯한 무언가를 찾아서 선택한건데.
그냥 호가든이나 카스로 채울걸 그랬나?
버거가 나오기저...이 무료한 시간을 뭘로 떼울 것인가?
가방에는 프라스크에 진이 8oz 가량 들어있는데 그걸로 달래볼까?
이제야 버거가 나왔다...
빅버거...수제버거라 이토록 오래걸린건가...라기 보다는 내 주문이 까다로왔나?
소스에는 없던 발사믹도 주문하고, 마요네즈도 아래위로 다 발라 달라고 하고.
게다가 고기나 달걀의 상태까지 꼼꼼히 주문해서 말이다.
그냥 빨리 먹고 나가기에는 내가 갈곳이 마땅치 않다.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그런 공간에서 혼자 있기는 왠지 싫어지는 날이다.
어딘가에 내가 있을 곳도 있겠지?
이제는 어둠이 깔려버린 거리에 돌아가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