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스타벅스엘 갔다.
언제나 가고 싶지만 마음에 드는 자리가 없어 그냥 나오곤 하기도 한다.
오랜만이라는 것은 그냥 느낌만은 아니지 싶다.
예전에는 친구랑 만나는 장소로, 기다리는 장소로서는 최고였는데 말이다.
이젠, 그냥 떠난 친구는 아니 있고, 나도 그곳을 떠나버렸다.
그냥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카페인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그럴까?
샷을 네개를 더 달라고 했다.
물어보는 알바는 "이거 커피 원액인데 아세요? 괜찮으시겠어요?" 어쨌거나!!
그런데 오랜만이라 그런가 왜 이렇게 맛이 싱거워?
거의 아메리카노 수준이잖아...
그래서 다시 뽑아달라고 했더니...헛소리 하고...그래도 다시 뽑아 달라 그러고.
한 두모금 마셨었으니 2oz는 마셔버린 셈이구나.
다시 뽑은 에스프레소도 연한 맛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마셔버렸다.
더 따질 기력이 없다기 보다는 까칠한 알바에 짜증이 나서 두 손에 불끈 힘이 쥐어져서...
이딴식으로 교육이 되니까 망해간다는 소리가 거짓말도 아닌거 같다.
예전에는 에스프레소 12잔을 두번 뽑고도 방긋 웃던 알바는 추억에만 있는건가...
책...을 읽다...
요즘은 너무 책을 느리게 읽는다.
그냥 시간은 빠르게만 흘러가 버리는데 나는 왜 이다지도 느리게 읽는건가.
생각은 너무 빠르지 않게 조금은 느리면서도 여유를 가지자는 생각 때문일까?
<크리에이티브 게릴라>라는 책을 뽑고, 읽는다.
다 읽으려고 생각은 안했는데 몇시간 동안 앉아 있으면서 죄다 읽어 버렸다.
예전에 참 광고에 대해 흥미가 많았고, 공부도 하고, 생각도 해서일까?
책을 읽는 도중에 멈칫거리는건 스치는 아이디어들을 기록하기 위해서.
언젠가 내가 꾸리는 사업에도 써 먹을 수 있게, 그리고 여기 나오는 광고 기법들도 눈여겨 보고...
어디가서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에 감사를...감사를...
사인이 앉는 좌석에 나혼자 다리를 쭈욱 펴고, 등은 한 45도 정도로 비스듬히 반쯤 누워서...
리시버를 대충 귀에 꼽고서는 책을 끄적끄적 읽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흘낏거리며 훔쳐본다.
앞에 괜찮은 여자가 있다...라면 좋을건데 아쉽게도 오늘은 공쳤는가?공텼다!!
콘센트가 멀어서 노트북도 제대로 못켜고, 옮기자니 자리가 불편할거 같고...
원래 여기 스타벅스는 4층에 푹신한 쇼파 두개가 마주 있는 자리가 있었는데...
언젠가...한 2-3년 전에 사라져 버렸다.
그 뒤로 아마도 안오지 싶기도 한데.
그 쇼파에는 여러가지가 많이 어려 있었으니까.
귀찮은 꼬맹이들이랑 놀아주기도 하고...글고 끄적이고...친구와 이야기도 하고...
아쉬움에 그리고 그 자리의 부재에 꺼려져버린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