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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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쓰러질 듯 월광에 취해 있었다for Freedom/about Myself 2008. 7. 17. 16:37
잠시 거리에 나섰다. 울렁이는 도시의 아스팔트위를 건너, 네모난 보도블럭의 연속위를 걸어, 죄일듯이 희박한 산소 또는 순수의 거리에. 나는 버스를 기다린다. 어두운 밤은 이미 스스로가 인지하기 전에 닿아 있었으며, 도시의 불빛은 그 어둠을 여지없이 부수어 버린다. 마치 빛은 언제나 어둠을 물리쳐야만 하는 듯 의무감에 물든 퇴폐의 빛. 빛이란 좋다. 원천적인 활력을 불어 넣어 주니까. 어둠이란 좋다. 원천적인 안식의 평안을 달래 주니까. 문득 고개를 들었다. 문득 하늘을 보았다. 문득 달빛을 보았다. 그것은 찬란한 빛. 은은하면서 결코 강하지 않은 빛. 그것은 현혹하는 빛. 부드러운 질감의 부시지 않는 빛의 부담 없는 빛. 구름이 가면 구름이 흘러가면 달빛은 구름에 반사된다. 반사되는 빛은 더욱 빛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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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에서의 일몰PHOTO/My Photo & My Life 2008. 1. 28. 10:31
어제 이런 저런 할 일이 많았음에도 오랜만에 먼 길을 돌아 다대포를 갔었다. 너무나 오랜만에 가 보는 다대포, 하늘, 구름, 넘어가는 태양. 하늘에 보라빛 구름 새어나오는 태양의 빛 여운을 남기며 짙은 빛의 스펙트럼을 남기며 사라져간 태양 빛이 존재하는 시간과 빛이 사라져가는 시간과 빛이 존재하지 않는 시간 어스럼한 빛은 어둠이 야금 야금 갉아 먹는다 찬 바닷 바람에 손끝이 에이는가 싶으면 광활한 자연에 이내 내리 녹는다 아마도 나의 모습과 비슷해 보여서 더욱 가슴이 그러한 것이리라 빛에 서지도 아니하고 어둠에 서지도 아니하고 단지 빛과 어둠의 어스럼에 서서 모두와 손을 잡으려는 협착꾼과 같이 언제 다시 올까 싶기도 하다 아마 이 빛은 다시 보지 못하리라 아마 이 어둠은 다시 오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