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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는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인데. 그대가 유령인건지 내가 유령인건지. 시간의 흐름에 지나치는 모두는 타인이다.
가을 잠시 따스한 오후였다. 잠시 잠깐 뒤척이는 것 같더니 이내 흔들린다. 그 짧은 시간에도 너와 난 춤을 추고 있다. 세상의 장단에 맞춰서 흔들리듯 흔들리지 않는 듯. 느리듯 빠르게 격정적으로. 두고보면 이미 흔들려버려서 흐려져버린 우리. 언제고 꺾여져버릴지 모를것이 인생인거다.
하늘은 언제나 아름다웠지만 가을하늘은 왠지 한껏 더 운치있지 않나 싶다. 지금 도시 생활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하늘밖에 없어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