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거리를 걸었다.
차가운 가을의 비가 내 몸을 식혀간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얼굴을 적신다.
생각은 여러가지 난다.
친구, 가족, 삶, 죽음, 사랑, 돈, 명예, anything.
지금은 모조리 이 빗물에 씻어버렸으면 좋겠다.
내일에 뜨는 태양에서는 그저 나 홀로 있었으면 좋겠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는 거리를 걸었다.
갑자기 들려오는 나와 비슷한 분위기.
그곳에도 비가 내린다.
오래된 라디오에서 듣는 듯한 몽환적인 여자의 목소리.
무언가 슬픈듯한 분위기의 랩핑.
나도 취해든다.
취함은 단지 취함에 같아질 수 있는 것이다.
비가 오는 거리와 음악은 왠지 모를 정서를 같이 한다.
"My tea's gone cold I'm wondering why I got out of bed at all. The morning rain clouds up my window and I can't see at all. And even if I could it'll all be gray, but your picture on my wall. It reminds me, that it's not so bad, it's not so bad."
이 노랫말들이 나의 가슴에 비를 내리게 하는 이유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