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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과 함께 식어가는 커피 : 기다림은 늘상 그런건가
    Cafe&Tea story/Tea Break time... 2009. 1. 12. 00:51


    오에 나가서는 사진을 찍고, 차가운 몸을 식히고자 카페에 들어간다.
    일요일이라 왠지 느긋하고 싶었는데 몸은 전혀 느긋하지 못했다.
    마음도 마찬가지였을까?
    무언가 결심하고 시작을 했다는 것은 좋은데 피곤하달까?

    미지근하지도 않은 커피.
    반쯤 남은 커피에 설탕 하나를 죄다 넣어버린다.
    그러면 왠지 기분이 좋아질까라도 생각해서일까?

    012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왠지 모를 즐거움이다.
    기다림은 농축된 화학물의 폭발과 같은 긴박함의 흥분인 것 같다.
    그리고 그 기다림이 길어진다는 것은 왠지 모를 늘어짐과 동시에 이성적 차가움을 가지게 한다.

    차가운 머리를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머리만 뜨거워 가지고서 글을 써대가는 나중에 낯이 뜨거워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이성적인 머리에 뜨거운 가슴이라면 좋지 않을까?

    그냥 차가워진 커피잔을 손에 쥐자니 그런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해서...
    차가워진 커피잔은 더 이상 커피잔이 아닐지도 모르는 생각에 슬퍼져서.
    기계적 금속성의 차가운 손을 만진다는 느낌일지도 모른다.

    사실, 그냥 끄적여대는 편지에는 차가운 머리거나 감성적 가슴만을 가지고 썼대서 상관은 없다.
    그것은 편지라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으니까 말이다.


    난 그냥 바에 앉아서 조용히 책을 본다.
    덮어버린 편지지에는 여운이 묻어있지만 그건 그대로 좋은 법.
    다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왠지 모를 즐거움이다.
    비단 난 놀고 있는데 그들은 일한다는 그런 느낌에서의 즐거움이 아니다.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생에 대한 집착과 살아가야만 하는 인생에 대한 찬가랄까?


    비워지는 잔 속에는 아쉬움이, 오늘도 난 스스로를 마셔버린게 아닌가 생각도 해 본다.
    스스로를 합리화해서 스스로를 먹어버리고.
    스스로를 매일같이 살라먹어 결국에는 자신이 부정되어 버리는...
    아니, 부정 될 것도 없이 존재를 살라버리는...
    사과는 다 먹은거 같지만 항상 씨는 먹지 못하겠다.'
    그런 듯이 내 삶도 그럴까?
    다 살라버렸는지 알았는데 남은 미련에...

    내일, 아니 벌써 오늘부터는 시작되어버렸구나.
    이미 잠에 들어야 하는데...
    부산을 떠나기 전에 좀 더 부산을 기억하자.
    이곳 카페에도 얼마가 지나면 더 이상 자주오지는 못할테니까...
    아쉬움은 언제나 그리워하기에 아쉬운 것이겠지?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