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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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가는 그리움은 익숙함과 낯설음for Freedom/Passing by 2008. 5. 13. 23:09
몇일 전 이었다. 난 거리를 지나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눈을 떼지 못할 풍경에 얼어버렸다. 고정된 시선에 쿵쾅대는 심장에 혹여나 눈을 마주칠까 재빨리 고개를 돌려 버렸다. 쿵.쾅.쿵.쾅.쿵.쾅.쿵.쾅 거대한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다. 쉴새 없이 펌핑되는 피에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다. 흑단과 같이 흐르는 긴 머리. 흑요석과 같이 반짝이는 별과 같은 두 눈. 손가락에는 파스텔톤이 희미하게 번져 있다. 약간 조이는 듯 입은 교복은 몸을 돋보이게 한다. 짧지 않은 치마는 다정함을 보이게 한다. 그리움은 여러가지 감정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그 그리움이란 것은 내 삶에서 많은 것들을 투영해 보게 만든다. 단지 조금 닮은 것 만으로도 가슴이 띈다. 혹은 닮지 않은 것에서 그 닮은 것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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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끌림일 것인가?for Freedom/Passing by 2008. 3. 10. 12:04
처음 난 그녀에게 어떤 강한 끌림을 느끼는 듯 했다. 한참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보브컷. 입까지 가린채 감겨 있는 목돌이. 하얀색 아이팟을 꼽고서 커다란 숄더백을 걸쳤다. 조금 스키니해 보이는 진을 입고서. 빨간색 나이키 에어포스 신발을 신었다. 또렷한 눈매에 끌렸을까? 다부진 입매에 끌렸을까? 쿨한 느낌이 보이쉬한 느낌. 아마도 한주먹 할 것 같아 보이고, 몸매가 전체적으로 탄탄할 것 같다. 사실 이런 외관적 사실들 보다. 왠지 모를 거리에서의 끌림에 더 관심이 간다. 어제도 만났으며 오늘도 만났다. 9시가 조금 지난 신동아 시장 버스 정류장에서 그녀를 만난다. 다소 쉬크해 보이는 눈빛이 마음에 들어서일지도 모른다. 나도 쉬크하니까. 눈은 영혼의 슬픔이 비취는 창이리. 아마도 요즘은 눈에 많이 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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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for Freedom/Passing by 2007. 11. 26. 21:33
연구실을 출퇴근을 하다보면 항상 지나치는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이 이야기는 그 거리의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연구실을 가는 길에 이동형 점포가 하나 있다. 항상 그 장소에 그 시간이면 그 사람이 있다. 여름이거나 혹은 겨울이거나 와플과 호떡을 파는거 같다. 여름이면 딱히 장사가 안되어 다른걸 하는게 좋을법도 싶은데 항상 같은걸 파는거 같다. 아직 내가 이 거리를 지나기 시작한 것은 올 8월 부터 지금 11월 말일여 까지이니 정확하진 않다. 하지만 여름과 겨울에 걸쳐 있다는 것에 있어서 항상 이라는 것도 틀리지 않은 표현인거 같다. 작은 호떡과 와플을 파는 이 점포에는 한 여자분이 팔고 계신다. 옆에 보이는 분은 남편 분인거 같은데 다른 일이 끝나면 와서 물건을 옮기거나 해서 도와 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