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나무는 끊임 없이 바랬네
저 하늘에 닿기 위해
검은 나무는 밤의 별과 달
저 하늘의 어머니께로
검은 나무는
하늘보다 높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따스한 별빛과 달빛이 그리워서라네
원어명 La Nuit Etoilee
작가 반 고흐(Vincent van Gogh)
종류 캔버스에 유화
크기 73.7х92.1㎝
제작연도 1889년
소장 뉴헤이븐, 예일대학미술관
고흐가 그 삶의 마지막 1년, 정신병과 싸우며 그린 작품이다. 공동생활을 하고 있던 고갱과 다투다가 자기 귀를 자른 고흐는 아를의 병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간혹 발작을 일으켜 "나는 자신에게 과(課)해진 미치광이 역할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생각한다"며 1889년 5월 아를에서 가까운 상 레미의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고흐는 그해의 7월과 12월에도 발작을 되풀이하였으며, 이 그림은 그 발작 사이에 그린 상 레미 시대의 작품이다.
고흐가 비저널이었다는 사실은 아를 시대까지의 작품에는 거의 표면적으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는 항상 현실의 사물에 밀착하는 화가였던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어떠한 이유에??변화시키지 않겠다"고 한 고흐도 본질적으로는 서정가(抒情家)이고, 뛰어난 비저널로서의 일면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아를 시대까지의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자연이나 물체와 마음을 상통하는 일종의 주술사였으며, 그의 기술적인 제어력의 완성과 마음의 성숙함이 이윽고 상 레미 시대에 있어 비저널로서의 고흐를 탄생하게 하는 것이다.
철창이 쳐진 정신병원의 창 너머로는 상 레미의 시가와 별이 깔린 하늘이 보인다. 별 하나하나는 심장의 동계(動悸)처럼 빛을 변화시키고 끝 모를 창궁(蒼穹)의 푸름은 그 중핵(中核)을 탐구하는 것처럼 소용돌이치고 있다. 별들도 소용돌이치고 모두가 구심적인 운동과 통일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는 이 장대(壯大)한 밤의 시(詩)는 자연과 사물의 내면에 접촉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서정성·신비성을 보여 주고 있다. 조용하면서도 생동감이 있는 신비한 밤이다.
37년의 짧은 삶을 산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오랜 우회(迂廻)의 길을 걷다가 27세가 되던 1880년에야 화가의 길에 들어, 불과 10년의 작품생활 끝에 회화사(繪畵史)를 빛내는 숱한 명작을 남겼다. 그것도 발작과 퇴원이 되풀이된 그의 마지막 삶의 2년 반을 보낸 아를 시대에 약 200점, 상 레미 시대에 약 100점의 그림을 남겨, 이 기간이야말로 고흐 예술의 참다운 개화기(開花期)였다. 그의 예술적 정신은 20세기 초에 일어난 포비즘 화가들의 지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