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사랑은 전파를 타고, 내 사랑은 002로 전한다...
    dear My Friend 2009. 5. 12. 19:34

    일상에서 영화나 소설 같은 가슴 짠한 이야기는 별반 없지만, 소소게 묻어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기쁨 중 하나는 어느날 문득 걸려온 전화 한통이랄까?
    대한민국에서의 전화도 그러할진데, 외국에서 걸려온 전화라면 어떨까 싶다.
    이제 기쁨을 나도 나누자.
    조금 더 자유롭게.


    #1 캐나다의 S에게
    토요일 느긋한 하루의 시작, 카페에서 드립 커피 한잔을 마신다.
    장미로 장식된 컵과 어울리는 커피의 향에 잠시 취해 본다.
    아참, S는 잘 지낼까?
    이런 느긋한 여유에 함께 할 사람이 없으니 조금은 적적하다는 느낌에 S에게 전화를 걸 생각을 한다.
    아!! 얼마전 받은 002 모바일 스페셜 이벤트 당첨이 생각났다.
    002-1-xxx-xxxxxxx
    여보세요...조금은 낮은 어조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 온다.
    S : K야? 응? 언니랑 바람쐬고 지금 들어가는 길이었어.
         아, 집에서 있기 보다는 그냥 바람쐬면서 언니랑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싶었어.
         K는 잘 지냈어?
    K : 나야 잘 지냈지...지금 카페야 여긴 안시끄럽지? 커피 한잔 하고 있는데 너무 좋아.
         넌, 스프를 먹었어?
         조만간에 타락죽 끓이려는데 나주에 너도 그거 끓여먹어봐 맛있어.
         엉? 만들어 주고 싶지만 거긴 좀 머니까 오빠가 만든거 사진 찍어 보내줄께.
    S : K 매일 먹는걸로 놀리고 말야, 삐져버리겠어...
    K : 에, 그럼 택배로 보내고 싶은데 그럼 다 상해버리잖아?
    S : 요즘 너무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 K 얼마전에 편지 처음껀 담백했는데 뒤에껀 너무 느끼했어...우웩
    K : ㅋㅋ 그럼 다음번엔 담백하게 써서 보내줄께, 이제 편지 정도는 EMS 안해도 간다는걸 알았으니 자주자주...
    S와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다.
    서로가 즐겁다.
    대화의 시간은 거의가 30분에서 1시간 사이, 특별한 날은 2시간?
    (이날은 좀 정말 정말 빨리  끊었지만 ^^;;)
    먼 거리지만, 정말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지금도 신기하지만.
    물리적 공간으로는 비행기를 10여시간을 타고 가야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이젠 전화 한통이면 어디서든 마음을 전할 수도 있는 거리.
    오늘도 지구 반대편 우리의 마음은 통하였다.


    #2 중국의 T에게
    S에게로의 전화 이후 왠지 마음이 갈급하달까?
    어디론가 전화가 걸고 싶어졌다.
    070 전화기도 좋지만 그건 거의 집에서 밖에 못받잖아.
    모처럼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 볼까?
    T : 어, K야 이건 070 아니네?
    K : 형, 저번에 말했던 002 있잖아 그거야.
         근데 지금 점심 아냐? 밖이야?
    T : 응, 지금 점심 먹으러 밖에 왔어.
    K : 근데 시끄러운걸 보니 시장인가봐?
    T : 아니, 여기 KFC야, 매일 먹는게 중국 음식이니 와이프랑 같이 외식 나왔지.
    K : 좋은 소식은 아직 없고?
    T : 조만간에 들려오지 않을까? M형 이번달 산달이라는데 한번 가봐.
    K :  그래? 한번 전화 걸어봐야겠다. 점심 잘 먹고, 형수한테 안부 전해줘.
    T에게 전화를 걸려면 집에서는 070을 밖에서는 핸드폰으로 해야 된다.
    070은 서로가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니 공짜긴 하지만 중국 현지는 제대로 느낄 순 없으니까.
    잘 살고 있구나...


    #3 중국의 P에게
    오빠 전화 걸어줘요 가 생각나서 전화를 걸어 본 P.
    P : 여보세요? 오빠!
    K : 여, P 잘 있었어?
    P : 네, 잘있었죠. 오빠는요?
    K : 잘있었지. 그래 오늘 일본어 수업 있는 날 아냐?
    P : 어, 어떻게 아셨어요?
    K : 저번에 전화했을 때 일본어 수업 시간이었잖아.
         요새 니 남친이랑은 잘 지내?
    P : 에? 누구요? 홍삼이요? 요즘은 뭐 그저 그래요.
    K : 비굴하게 한번 더 하냐? 완전 나쁜년 P...ㅋㅋㅋ
    P : 요즘은 그렇게 안해요. 그냥 저냥 괜찮아요. 어차피 예전 남친.
    K : 그나저나 밥은 먹었어? 아참 넌 치즈버그 먹지?
    P : 어, 그럭보니 치즈버그 안먹었네? 먹어야 하는데.
    K : 그러니 배에 살찌지...아참, 너네 주소 있지 그거 오빠한테 쪽지로 하나 남겨.
    P : 싸이에 있을껀데요? 한번 찾아봐요.
    K : 이그, 귀찮으니까 니가 보내라.
    P : 넹.
    K :  일단 밥 잘 챙겨먹고.
    P는 언제나 느긋한거 같기도 하다.
    보이쉬하면서 조금은 졸리고 무료하기도 한 것 같은 목소리.
    그냥, 저 멀리 있어도 재밌구나.
    조만간 한번 더 보겠지?

    사실 전화를 막상 하면 별 할말은 없다.
    모두가 늘 그렇듯 일상을 살아가고 일상은 또 쌓여가는 것.
    그래도 이렇게 멀리서 전화가 오는 날이면 기분이 좋다는 것을 안다.
    타국에서의 생활이란 그렇게 만만한게 아니니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언어의 동질감은 왠지 모르게 삶의 긴장을 풀어준다.

    사적인 이야기들이 무수히 오고갔으나...패쓰?ㅋ

    [국제전화002] 김창현님 14분 52초 002 통화요금 2,700원 - 당월누적요금 2,700원
    002데이콤

    'dear My Frie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전파를 타고, 002로 너에게 전해지니?  (10) 2009.05.28
baram_l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