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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의 청춘


파란물빛 투명 뿔테와 빨간색 렌즈의 안경
왼쪽 귀에 귀걸이 두개, 오른쪽 귀에 귀걸이 하나
목에는 크롬하트 목걸이 둘
팔목에는 가죽 팔찌
신발은 빨간 레자 구두
하늘색 하늘 하늘한 가방을 메고 어디론가 방황하는 것

나의 청춘에 기억은 이렇게 사진에 나타난다.
사진이란 존재의 입증이자.
그 단편화된 존재로의 회귀 혹은 복구를 돕는 키워드? 태그?

나는 저 시절에 노란색에 가벼운 사이클 기아는 없는 녀석을 타고서 달렸다.
겨울이 오면 핑크 마후라를 휘날리며 거리를 폭주했지.

위험천만한 상상에 그 상상에 몸을 맡겨버리고,
상상은 곧 그 삶이 되어버렸던 시절.

여전히 이때도 책을 많이 보았구나.
학업 보다는 꿈이 먼저였던 시간에 한없이 꿈을 꾸었다.
죄여오는 현실의 압박감에 굴하지 않고서 악을 쓰며 눈을 부릅떴다.

타오르는 불꽃보다 뜨거웠고 부는 바람보다 자유로웠던 청춘이여.
대지의 굳건함과 물의 고요를 몰랐었던 청춘이여

그 누구에게 있어서 전설이지 않고, 아름답지 않을 청춘의 기억이 없을까.
나의 청춘의 기억의 단편은 우연히 영어 교재 사이로 삐죽이 나온 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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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이었다.
난 거리를 지나 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눈을 떼지 못할 풍경에 얼어버렸다.
고정된 시선에 쿵쾅대는 심장에 혹여나 눈을 마주칠까 재빨리 고개를 돌려 버렸다.
쿵.쾅.쿵.쾅.쿵.쾅.쿵.쾅
거대한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다.
쉴새 없이 펌핑되는 피에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다.
흑단과 같이 흐르는 긴 머리.
흑요석과 같이 반짝이는 별과 같은 두 눈.
손가락에는 파스텔톤이 희미하게 번져 있다.
약간 조이는 듯 입은 교복은 몸을 돋보이게 한다.
짧지 않은 치마는 다정함을 보이게 한다.

그리움은 여러가지 감정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그 그리움이란 것은 내 삶에서 많은 것들을 투영해 보게 만든다.
단지 조금 닮은 것 만으로도 가슴이 띈다.
혹은 닮지 않은 것에서 그 닮은 것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한다.
내 가슴이 뛰기 위해서.

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간절했을까?
오늘 우연히 마주쳤다.
몇일 전의 소녀를.
17층의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와 1층에서 내리려 하는 순간.
서로가 마주쳤고, 어떤 의미에서 서로가 놀랐다.
오늘 내가 일한 보상은 이걸로 만족한다.
난 또 우연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단지 닮았다는 화상에 나의 뇌는 여러가지 상상의 피조물들을 만들어 내며.
엘리베이터를 내리고서 한참 후에야 뒤를 다시 돌아봤지만.
그리움은 내 가슴 속에서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이기적으로 살려고 했는데.
어차피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감정 또한 이기적일 수 있는 것이고.
지금의 나에게는 즐거움이라는 감정으로 다가서기에 충분히 이기적이니까.

난 오늘 니가 사무치게 그립다.
짙은 구름에도 어두운 밤하늘에 나에게 밝게 비추이던 별.
너를 나는 지금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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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렷한 추억일까?
4년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중국 연변 과기대 카페테리아에서.

이때는 머리에 묶을 고무줄이 궁하면 큰 빨래 집게를 사용하곤 했다.
옷은 내몸에도 큰 옷.
신발은 언제나 슬리퍼였다.
맨발에...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었던 것 같은 젊음이었다.
청춘의 들끊는 열기에 호탕하게 하!하!하! 하고 다 웃어 버릴 수...
언제나 내가 지나가면 다들 이렇게 기억 했다고 한다.
카메라와 길게 묶은 머리와 하오하오(好好)라며 잘 안되는 중국어를 그것만 능숙하게 구사하며...
굉장히 특별하게 기억되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연변 처녀와 사귄다는 루머가 돌고 돌아 한국에서는 조금 당황했는데...
정말 좋은 인연들과,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잠시 떠난 중국.

그저 자화상일 뿐이지만 많은 기억을 안고 있는 사진.
사진...한장의 사진이 가지고 있는 위력.

그러고 보면 이 당시에도 지금 사용하는 노트들을 사용하고 있었지.
달라진건 없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도 없다.
재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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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을 살다 보면 여지 없이 일요일의 오후를 맞이하게 된다.
그것은 숙명이자 운명이며 피할 수 없는 곤혹이자 축복이다.
홀로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외로움이며, 군중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슬픔이다.
또한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또다른 반증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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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지는 않았지만 필름 카메라 한대를 들쳐 메고 거리를 헤매인다.
담고자 하는 피사체는 무엇인지 생각을 하지 않고서도 셔터는 눌러지기도 한다.
순간의 감정에 충실함이랄까?
구상되지 않은 순간의 이끌림에 따라서...일지도 모른다.
음악이 고파서 이리저리 음반을 기웃거려 보기도 한다.
생각해 놓은 것은 Cloud Cuckoo Land 1집 이다.
없다는데 어쩌겠는가?
얼마전부터 생각해 놓았던 Brahms Symphonie No.1 이랑 Rachmaninov Symphony No.3 랄까?
커피샵에 들어와서는 먼저 브람스 교향곡 1번을 들었다.
1악장의 그 힘차면서도 절제된 내면의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듯한 느낌에 언제나가 좋은...
다시 한번 그 느낌을 되새기면서.
라흐마니노프는 있다 집에서 들어야 하면서 지금 듣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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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wet 하게 마신다.
비가오는 날씨에 좀 더 젖어 보고 싶었던 것일까?
블루베리 베이글의 달콤한 향도 참 좋다.
3시 이전까지만 주는 푸딩도 오랜만에 맛을 본다니 참 좋다.
라떼에는 설탕을 넣지 않는다.
가끔은 넣기도 하지만 부드러운 스팀 밀크의 느낌과 커피의 향을 함께 즐긴다.
맨 처럼 우유를 검지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을 보기도 한다.
부드러운 거품의 촉감에 손가락까지 녹아들어 버리는건 아닐까 하는 착각도...

내가 있던 자리의 전방 10시 방향에 여자 세명이 앉았다.
나이는 나와 비슷한 정도?
혹은 많거나 적은 정도?
가만히 보니 한명의 여자가 예전 알던 여자아이와 많이 닮았다.
꽤나 오랜 기억을 공유했으며, 꽤나 친했던, 그리고 이후로 친할 수 있었던 아이.
그냥 기억이란 그런거 같다.
혼자만이 생각하는 기억은 추억이 될 수 없다고.
함께 공유하지 않는 기억은 그저 빛바랜 의미없는 나부랭이와 다르지 않음이다.
그저 오늘 비슷한 아이를 본 것 만으로도 이렇게 기억의 한 귀퉁이를 들쳐 볼 수 있다니.
참으로 인간의 기억이란 재밌는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 같이 피아노를 배웠고, 그 중에서 나에게 좌절감을 맛보게 해 준 아이.
나 혼자만의 감정이었겠지만,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그래서 피아노를 내 치면서도 열등감에 휩싸인채 소극적으로 쳤다고 할까?
꽤나 귀여웠고, 이뻤으며, 아무 의미 없는 만남의 연속임을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대화를 들으면서의 공통점은 음악을 알며, 교회를 다닌다는 것 정도?
옅들으려 한 것은 아니고, 이어폰을 빼고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 있었으며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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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와인을 꽤나 마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갑자기 와인에 꽂혀 가지고선 말이다.
술이라면 죄다 좋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와인은 음미하며 즐길만한 음료이기에.
저 사진은 서면점에 막 오픈하고, Red 라는 이름으로 파티를 하고서 그 와중에?
음, 그때 참 낯이 화끈 거리는 것이 간단히 집에서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칵테일 시범 보인 것.
참, 웃겼지...하면서 생각하니 계속 웃음이 나온다.
그때 드린 사진이 저렇게 액자에 걸려 있으니 기분이 좋다고나 할까?
괜스레 또 웃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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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좀 씁쓸했다.
창 밖에는 비가 오고, 들려오는 음악에 마음은 적적하고, 혼자인 사람은 나 혼자.
그 분위기이기 보다는 나오면서 누군가와 같이 커피를 마시고 싶었기에.
그 마음을 달래지 못했기에 좀 씁쓸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 아닐까 한다.
하지만 덕분에 사색에 잠기었으며, 좀 더 구체적인 삶을 구상하게 되어간다.
좀 더 홀로인게 좋으며,
좀 더 혼자서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고,
좀 더 그렇게 준비해 나가는 것이다.
올해 생각했던 것들, 미뤄뒀던 것들, 모두들, 느슨해진 필름을 팽팽히 당기고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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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많은 사람들을 알고 지낸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간혹 만나면 인사의 말 정도를 꺼내고, 뒤돌아서면 다시 생각하지 않을지라도.
지인의 결혼식이면 으례 보는 사람들의 얼굴도 있어 낯설지 않은 사람도 있고,
꽤나 오랫동안 알고 지내다가 모처럼에 반가워 기쁨도 있다.
결혼식이란 이란 만남의 장이지 싶다.
단지 축하라기 보다도 그 축하의 자리를 빌어서 자신의 마음도 한번 축하 하는.
결혼식에서 본 사람들 중 저 멀리서 오신 분들도 계시다.
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끝에서 끝으로...
그리움에 의한 걸음이지 싶다.
이런것을 본다면 사람은 혼자 살지는 못하는 존재이지...라고 생각도 다시 되어진다.
이제는 다들 결혼을 하고 각자의 옆 자리를 다른 누군가로 채운다.
다음에 만날 때는 누구의 결혼식일까?
우스개소리로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그러고보면 나도 참 사람을 좋아하지 싶다.
잔정이 많고, 모질지 못해서...
그래서 사람을 통해 다치곤 하지만...
그렇지만 난 지금도 그대가 그립다.

사진에 빠진 이보다 몇배나 되는 그리운 사람들.
그 사람들의 모습과 기억은 여전히 내 가슴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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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tage 하다는 말을 자주 쓴다.
blues 한 인생을 살아가며 말이다.

예전의 것을 찾는게 잦아졌다.
옷이며, 신발이며, 책이며, 노트며...
아마도 무언가 추억하고 싶은 것을 찾고 있는 것이리라.
예전 나였던 채로의 추억을 말이다.
지금은 또 지금인채로의 나도 좋지만.
난 예전의 나인채로의 나가 나인지.
모두가 나인데 지금은 예전의 나를 추억한다.
이미 지금의 나는 나 스스로가 아니라 생각해서 그런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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