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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눈에 사랑할 수 있을까...
    for Freedom/Passing by 2007. 11. 2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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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가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운명적 만남이란 있을까? 한순간에 사랑에 빠져버릴 수 있을까? 일단 운명적 만남이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근거로 하여 있을 수 있다 치자. 그리고 한순간에 빠져버리는 사랑은 있을 수 있다. 그게 육체적인 욕망의 정제된 사랑이란 이름의 미학적 언어로 포장된 것이라면 말이다.

    난 오늘 여느때와 같이 여유를 즐기기 위해 커피샵을 갔다. 언제나와 같이 카페라떼 한잔. 그리고 오늘은 챠이라떼를 한잔을 함께 주문을 했다. 왠지 쓸쓸 함이었으리라. 누군가와 함께 차를 나누자니 아무도 없었더라. 모두가 바쁜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기 위해 치열하니까. 현실적 세계의 가상적인 이성 B를 상정하고 주문을 했다고 하여야 하나? 오늘 만난 C도 그에 부합할지 모른다.

    포니테일로 질끈 묶은 머리는 왠지 조금은 고집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딱히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있는 건 아닌 것 처럼 보이는게 정갈하달까? 그런식의 예의를 차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머리 모양세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만의 주관이랄까? 몸에 착 달라 붙는 쥐색의 티와 물이 빠진 청스터크 갈색의 레깅스와 무릎 밑에까지 모가 많이 달린 부츠. 그리고 보라색의 조끼랄까? 언벨런스해 보이던 보라색의 조끼는 왠지 더욱 고집스러움을 강조해 주는 듯 하고, 착 달라붙어 몸의 선을 타고가는 레깅스와 탈색된 청스커트는 꽤나 조화를 이룬 듯 하다. 그리고 차갑다면 차가운 듯 한 눈빛. 그냥 전체적으로 쿨 하다고 하자. 차갑다는 건 너무 한 듯 하다. 차는 허브 계열인데 향이 날아오지 어떤건지는 모르겠고, NDSL 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보니 꽤나 그런 류에도 조예가 깊은 듯이 말이 제법 통할 듯 싶다. 그나저나 책은 뭘 보는지 눈을 떼지 않고 계속 본다.

    그리고 나를 지나쳐 그녀는 떠났다.
    단 한번의 옷깃의 스침도 없이.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게 요즘에는 그런거 같다. 아무리 사람이 달라봐야 사람이라고. 쪼개고 쪼개고 쪼개서 사람이 무언가 다름을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인간이라는 정의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에 따라 정해진 숙명에 의해 기계처럼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딴에 선택을 한다고 해도 그건 아마도 운명의 신이 있다면 그 신에 의한 장난이요. 그 중에 일어나는 각종 헤프닝은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통해 누군가를 위해서 일어나는 일이라 치부해 버리자.

    언젠가에 만난다면 이야기 해 보고 싶은 일상적인 대화의 내용들을 노트에 끄적거리며...
baram_lux